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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y 11. 2018

꿈의 공장

- 방훈

꿈의 공장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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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배가 고프고 먹고 싶은 것도 많았던 그 때
그래도 돈이 생기면 침을 삼킬지언정
차마 그 돈으로 불량식품을 사 먹지는 못했다.
그 돈은
내 꿈의 공장으로 가는 입장료였기에,

10원이 생기면
몽땅 만화가게로 달려가던
날아갈 것만 같았던
발걸음,

그 곳에서는
나의 꿈과 슬픔과 친구들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나가면 다시 들어오지 못하기에
배고픔도
목마름도
그리고
화장실에 가고 싶은 원초적 본능들도 참은 채
내 꿈의 공장에서
하루를 보냈다.

비록 내 꿈의 공장이었지만
그 낙원을 잃어버린 아담이었기에
그 낙원에서 보낼 수 있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였다.

주인아줌마가 제발 나가달라고 눈치를 줄 때까지
누이가 찾아와 저녁 먹으라고 할 때까지
어느 날은
아버지가 찾아와 혼낼 때까지
낙원을 꿋꿋하게 지켰다

그 꿈공장에서
하루를 보낸 날은
정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수없는 공상과 환상들,
그리고
다시 꿈속에 나타나는
꿈들과 슬픔들, 그리고 나의 친구들,

다시 그 곳으로 가고 싶다.
10원을 들고 온 세상을 다 얻은 듯이 날아가던
그 발걸음으로

그리하여
잃어버린 꿈들과 슬픔들과 나의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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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어느 날,
어떤 놈이 하루 종일 만화가게에서 
만화를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자 내 아련한 그리움이 떠올라
짧은 시간 아무 생각 없이 썼습니다.
만화가게는 그 때 나에게는 정말 꿈의 공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만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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