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8
우리들의 무기에 대하여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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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살기 어려웠지만 평화로웠습니다. 풍년이 들면 마을 잔치를 했고 흉년이 들어 곡식이 부족하면 부족 한대로 서로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거인 하나가 침입했습니다. 거인은 마을 사람들이 보지 못했던 흉기를 지니고 있었고 힘은 무척이나 셌습니다. 거인은 마을 사람들을 흉기와 완력으로 제압하고 난 후 마을 사람에게 먹을 것, 입을 것, 집을 빼앗고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거인은 마을 사람들을 자기의 노예로 만들어 자기 자신을 위하여 강제로 일을 하게 하였습니다
마을 사람 중에 자기 부하를 하나 둘 만들었고 마름을 내세웠습니다. 거인은 모든 것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거인이 가지게 되면 될수록 마을 사람들은 더욱 더 살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거인을 미워하고 저주하였지만 거인을 어떻게 하지는 못 했습니다 마음속에서만 증오의 칼날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거인은 점점 더 횡포를 부렸습니다. 예쁜 여식이 있으면 자기의 첩으로 삼았고 유부녀라도 자기 마음에 들면 건드리기 일쑤였습니다. 거인이 광폭해짐에 따라 거인의 부하와 마름도 더욱 더 광폭해졌습니다.
마을에는 착한 청년이 한 명 살고 있었습니다. 말은 별로 없었고 일을 열심히 하는 청년이었습니다. 어느 날 청년이 일하던 근처에서 거인의 부하 하나가 청년의 동생을 강간하려고 했습니다. 청년은 거인의 부하를 말렸으나 거인의 부하는 흉기를 빼 들고 청년을 위협했습니다. 청년은 생명을 위협 당했습니다. 그러자 청년은 순식간에 풀을 베고 있던 낫을 손아귀에 힘껏 움켜잡았습니다. 그리고 거인의 부하를 향해 휘둘렀습니다. 거인의 부하는 청년의 낫에 죽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즉사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한 거인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거인은 자기의 부하에 대한 살해는 곧 자기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거인은 청년을 체포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서 마을 앞 공터에서 공개 처형하겠다고 공고했습니다. 공고한 그 날이 왔습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공터에 모여들었습니다. 모두들 얼굴이 경직되어 있었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거인의 명령에 의해서 청년이 막 처형되려는 순간 그 때였습니다. 군중 속에서 어떤 한 사람이 시퍼런 낫을 들고 순식간에 거인을 향해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거인은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지만 거인은 재빠른 동작으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옷이 약간 스쳤을 뿐이었습니다. 거인의 부하들이 낫을 들고 달려온 사람을 체포했습니다. 그 사람은 청년의 여동생이었습니다. 청년의 여동생도 청년과 함께 처형당할 순간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숨죽이고 긴장했습니다.
망나니의 춤이 더욱 광기에 휩싸이고 청년을 향해 칼을 내리치려는 순간 군중 속에서 돌멩이가 날아왔습니다. 누군가 돌을 던져 거인을 맞추었습니다. 군중들은 잠시 소란해졌습니다. 그리고 망나니의 칼춤도 멈췄습니다. 거인은 피를 흘렸지만 침착했습니다. 거인의 부하들은 돌을 던진 사람을 체포하러 군중 속으로 헤쳐 들어갔습니다. 그 때 또 다시 돌이 날아와 거인의 이마를 맞혔습니다. 거인은 화가 났는지 흉기를 꺼내 휘둘렀습니다. 앞에 있던 사람들이 거인의 흉기에 의해 쓰러졌습니다. 검붉은 피가 황토 흙을 적셨습니다. 비명 소리 아우성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돌멩이를 집어 거인에게 던졌고 그의 부하와 마름을 붙잡아 땅바닥에 내다 꽂았습니다.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들불처럼 타올랐습니다. 거인과 그의 부하들은 안간힘 다해 막아내려 했지만 어느 순간에 낫, 도끼, 망치, 각목들을 들고 벌떼처럼 달려드는 마을 사람들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싸움은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거인은 처참하게 죽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무력에는 무력으로 물리치는 게 법이라는 것을… 힘이 약한 자들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결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그 때부터 힘을 기르기 시작했고 마을을 자기 힘으로 지키기 위해 무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로부터 마을은 오랫동안 평화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