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훈 May 16. 2018

신은 오늘도 웃고 있나니

- 방훈

신은 오늘도 웃고 있나니 

- 방훈

.

.

.

.

.  

1


신이여, 아니면 신이라 불리는 그대여   

이제는 인간에게 안식을 주시옵소서. 

당신은 당신의 한 끼의 식사를 위하여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나니  

당신은 당신이 만들어낸 인간을 

제 맘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인간을 심판하나니  


2


신이여, 아니면 신이라 불리는 그대여   

이럴 것이라면 차라리 인간을 멸망케 하시옵소서. 

당신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인간을 만들었나니 

그래도 이제는 위험한 장난을 그만 멈추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바라나니  


3


신이여, 아니면 신이라 불리는 그대여   

그런 아랑도 베풀지 못할 신이시라면 

더 이상 인간의 일에 간섭하지 마시옵소서.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인간의 힘으로 세상을 살기 바라나니  

당신이 인간세계로부터 떠나기를 비나이다.     

 

4


그러나 

평범한 인간들의 이런 간절한 바람에도 

신이라는 자는   

대지를 바라보며 웃고 있나니  

수많은 자기의 노예들이  

신이라는 자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피의 늪에 발을 담그고 

서로를 잡아먹고 먹히는 아비규환을 만드나니 

그들을 어여삐 여겨 

신은 

오늘도 웃고 있나니……  



매거진의 이전글 잃어버린 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