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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y 16. 2018

잃어버린 강

- 방훈

잃어버린 강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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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오래전에
이 강변에서 뛰놀았던가?
넓게 펼쳐진 하얀 백사장에서
젖은 몸을 말리며
즐거워했던 날이 언제였던가?

맑은 물,
강을 헤엄치던 물고기들,
강가를 거닐던 연인들,
저녁놀이 질 때까지 즐겁게 놀던 아이들…

오늘 그 오래전의 강을 찾아
여기에 왔으나
그 강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없습니다.
지금의 강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문명의 쓰레기만 흐르는
하수의 긴 행렬이
그 오래전의 강을 대신하고 있을 뿐입니다.

물고기가 없습니다.
강 위를 나는 새도 없습니다.
아이도, 연인도, 그 어떤 사람도
강에는 이제 없습니다.

그 오래전의 강을
우리는 잃어버렸습니다.
오늘 하수의 긴 행렬을 따라
잃어버린 강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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