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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r 30. 2018

이제 기차는 驛에 오지 않는다

- 방훈

이제 기차는 驛에 오지 않는다 

- 방훈
.
.
.
.
.
이곳에 
기차가 다녔던 적이 
언제였던가?


아련한 기억 저 편에 
숨어있을 뿐 
지금은 
흔적조차도 
내게 남아 있지 않았다


철길엔 
내 유년의 아픔처럼 
녹이 잔뜩 슬어 있었고 
이제 
기차는 오지 않는다


지나가던 바람이 
폐허가 된 驛의 
깨진 창을 두드리며 
말을 건낸다 

"이제 기차는 오지 않아"


바람이 내게 그 말을 전하지 않았어도 
나는 기차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내게 남은 그리움 하나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오래도록 
기차를 타고 올 그리운 이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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