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훈
이제 기차는 驛에 오지 않는다
- 방훈
.
.
.
.
.
이곳에
기차가 다녔던 적이
언제였던가?
아련한 기억 저 편에
숨어있을 뿐
지금은
흔적조차도
내게 남아 있지 않았다
철길엔
내 유년의 아픔처럼
녹이 잔뜩 슬어 있었고
이제
기차는 오지 않는다
지나가던 바람이
폐허가 된 驛의
깨진 창을 두드리며
말을 건낸다
"이제 기차는 오지 않아"
바람이 내게 그 말을 전하지 않았어도
나는 기차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내게 남은 그리움 하나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오래도록
기차를 타고 올 그리운 이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