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훈
그대, 시를 쓰려거든 먼저 시인이 되어라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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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란
들녘에 핀 꽃 한 송이의
숲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의
환희의 노래도,
절망의 노래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하늘을 나는 새 한 마리
호수에 사는 물고기 한 마리
그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감당하는
고통을 알 수 있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세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도
세상의 가장 높은 곳으로도
비록 두려움을 껴안을지라도
어디든 그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세상의 가장 익숙한 것도
세상의 가장 낯선 것도
그것들을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대,
시를 쓰려거든 먼저 시인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