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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Dec 22. 2018

나는 너무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다

- 방훈 


나는 너무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다

- 방훈 





의사들은 국민들을 위하여 단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병원을 폐업하고 길거리에 나가 데모를 할 정도로
국민들은 복에 겨워 있다
약사들도 의사들에게 뒤질세라 국민들을 위하여 단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약국을 휴업하고 거리에 나가 집회를 가진다.
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는가?

정치인들도 국민들을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법을 만들고 그리고 더 많은 복지를 위하여
세금을 올린다고 하니 그리고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고 하니
아, 우리는 너무 행복한 복지국가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

기업가들도 국민경제를 위하여
은퇴할 나이가 한참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 아들, 딸 며느리 사돈의 팔촌까지 다 동원해서
경제발전을 위하여 일하니
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는가?

아! 하다못해 목사라는 사람들도 목사직을 세습하여
자기가 일하는 것도 부족하다하여 자기의 자식들까지
그 성스러운 성직을 이어받게 하니
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는가?

고위공직자들도 나서서
무지몽매한 국민들에게 재테크를 하기 위한
절세방법을 몸소 가르쳐주니
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는가?

군장성들도 이에 뒤질세라 바쁜 와중에 몸소 나서서 재테크를 가르치고
부적절한 관계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몸소 보여주는 이 나라
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는가?

교수들도 나서서
젊은 여자를 희롱하고 또는 어울려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주니
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는가?

그런데 이렇게 좋은,
행복한 나라의 시민권을 가진
나는
자꾸만 허리가 휘어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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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원고를 정리하다보니 
아주 오래 전에 썼던 글을 만났다. 
이 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도대체 얼마나 행복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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