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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Dec 22. 2018

그날 저녁

- 방훈

그날 저녁
- 방훈



불면의 밤
말린 수수깡처럼 습기 한 점 없는
건조한 의식의
한 줄기를 붙잡고 있다

달도 뜨지 않는 지하의 방으로
어디선가 들려오는
멈추지 않는 비명

우리들은 오늘도 
이 도시의 지하에서 어김없이 죽어가고
죽은 시체들은 지하의 거리를 헤매면서
유령의 마을을 만든다

내 의식의 마차는
지금
유령의 마을,
어두컴컴한 미로를 헤매고 있다 

달은 이제 사라져가고 있었다
나도 사라져가고 있었다

내 마음에 초승달이 뜬
그날 저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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