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훈
겨울허수아비
- 방훈
눈보라 치는 하늘 아래
떨고 있는 거리
네온표지판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고
빨간색과 파란색, 그리고 녹색도
회색의 눈보라에 잠겨 간다
이 눈 내리는 거리에서
누군가가 울고 있었다
돌아갈 곳이 없는 그는
거리에서 눈이 되어
눈물로 흐르고 있었다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고
거리는 비워져간다
그리고 쏟아지는 눈보라
하늘은 온통 회색이다
돌아갈 곳이 없는 그는
빈 길에서
빈 마음이 되어
거리에 서 있는다
간혹 거리를 가로 지르는 자동차가
이따금 경적소리를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