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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Dec 22. 2018

어느 저녁

- 방훈


어느 저녁
- 방훈




물이 처음 흐르기 시작하는 지평선의 끝에서
음울한 세상을 향하여 빛나는 한 점 빛이 떠올랐다
표현할 수 없지만 그 빛은
밖에서 안을 어루만지며
세상을 위로하고 있었다

물꽃도 꽁꽁 어는 이 차가운 계절에 그 빛은
음률을 동반한 부드러운 바람을 불러왔다
표류하는 이 세상도
그 빛으로 인하여
새로운 세상이 되었다
.
.
.
.
.
.
.
.
.
내가 딛고 서 있는 이 세상도
지평선에서 지평선까지
노동에 지치고 삶에 지친
고단한 저녁이었지만
그 빛은
어두운 길에 동행해 주었고
세상을 다시 걸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날 저녁
세상에 지친 나의 마음도
그 빛으로 인하여
작은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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