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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모대(王母臺)포구에서

- 방훈

by 방훈


왕모대(王母臺)포구에서
- 방훈






어둠이 내린 포구에
겨울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곳을 떠날 수 없었다

아직도 내 머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친구의 모습

세상이 다 바뀌고 사라져도
아직도 친구의 모습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겨울비 내리는 포구에서
불안한 바람의 질주에도
그 친구를 잊을 수 없었다

좁은 마음의 문으로
아픔이 비집고 들어오고
캄캄한 어둠에
가로등도 없는 내 마음이지만
어둠에 매몰되지 않고
친구의 모습은
더 생생하게 살아났다

폭풍주의보 내린 내 마음을
바람이 갈갈이 찢어놓고
도망가고 있고
마음조차도
차가운 겨울비에 푹 젖어
온 몸에 오한이 일었다

폭풍주의보 내린
어두운 포구를
한참 동안 떠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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