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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Dec 22. 2018

씨앗 하나가 땅에 떨어져 자신을 지켜냈다

- 방훈


씨앗 하나가 땅에 떨어져 자신을 지켜냈다    
- 방훈 





가을날, 툭 하나의 씨앗이 떨어졌다
갑작스런 변화에 당황하며 자신을 보호하려고
더욱더 껍질을 단단하게 하며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 하였다

씨앗은 자연의 초대를 거부했고
땅의 부드러운 조언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자신에게 들어오려는 어떤 것도 두려워하였다
연약한 자신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길은
이 길뿐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껍질,   
단단하게 가두는 그 안에서 
그렇게 지키려고 한 자신의 모습이
시간에 따라 자꾸만 변해가는 것에 공포를 느꼈고   
어떻게든 자신 만을 지키려고 발버둥을 쳤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절이었지만
자신을 지키려고만 한 씨앗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세월이었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갔다

봄이 왔다
여기저기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새로운 세상을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시절이 왔다

그러나 자신만을 지키려고 했던 
씨앗만큼은 
때를 놓치고 싹을 틔울 수가 없었다
봄의 때를 놓친 씨앗은
그렇게 지키려고한 자신의 모습을 잃어갔다

자신이 하나의 꽃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렇게 사라져 갔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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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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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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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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