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에서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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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그대가 바람 속을 휘날리는 꽃잎처럼
흐드러지게 흩날릴 때
그대를 처음 보았네
그대는 향기로운 한 송이 들꽃처럼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거센 바람에 무릎 꿇지 않으려
온 몸을 파르르르 떨었네
그대와 난 그 들판에서 처음 만났으리라
아름다운 아우성이 바람을 가르고
정오의 강렬한 햇살 아래
우리의 깃발이 흩날릴 때
우리는 들꽃과 들꽃으로 만났으리라
아름드리 나무 빽빽한 교정에서
희망이 흐르는 가두(街頭)에서
뜨거운 열기 내 뿜는 아스팔트에서
수많은 들꽃과 들꽃들이 피어오르는 광장(廣場)에서
순결한 사랑으로 만났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