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의 작살나무가 되어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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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알 몸
이 설원에서 한 그루의 작살나무가 되어 겨울을 난다
이 어둠 아래 내 생명의 눈은
벌거숭이로
내리는 폭설에 파묻히고
이 바람 아래
거칠게 부는 북풍에
생명의 눈
저 가슴 밑바닥까지 얼어붙지만
이 고통 속에서도
내 생명의 눈은
기다림으로
동상 입은 내 빈약한 하체를
설원에
서 있게 하고
얼어붙어 닫혔던 내 가슴을
이제는
부는 북풍에 맞대거리 하라고
열어 놓는다
결국
봄이 되어 되살아 날
그 날이
온다는 확신으로
그 날을
확인하기 위해서
이 설원에서 한 그루의 작살나무가 되어
모진 시련 다 이기며
서 있는다
하지만 아직은
한 겨울
알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