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모가 선물해줬던 그 책,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J.M. 바스콘셀로스

by Bwriter


작은이모가 생각나는 책



작은이모가 하늘로 간지 1년이 훌쩍 넘었다. 내가 중학교 입학할 때즈음 이모가 책 두권을 선물해줬는데, 그 중 한 권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였다.


그 당시에는 퇴마록 같은 책에 관심이 많아서 필독서는 등한시했었는데, 그렇다보니 이 책도 앞에 몇 장을 읽어보고는 재미없어서, 지루해서 안 읽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이 책을 읽어봤다. 작은이모 생각에 표지를 여러번 만져가며 열었다가 덮었다가를 반복하며 뜸을 들이다 읽었는데, 이제서야 읽기를 잘 했다 싶었다.


14살의 내가 읽었다면 아무런 감흥이 없었을 듯 싶다. 역시 책은, 읽을 적기가 있으며 이 책의 적기는 지금이었던 거다.





때로는 5살, 때로는 6살인 제제. 이녀석을 어쩜좋을까? 어쩜 이렇게 장난이 심할 수 있지? 어릴적의 친철오빠를 생각나게 하는 제제. 제제 너와 다를바 없던 오빠였지.


지금 생각을 해봐도 그렇고, 그 당시에도 오빠는 왜 저렇게 혼나지? 왜 매번 장난을 치지? 싶었는데, 그 아이가 이 책에 있었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기와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밍기뉴 때로는 슈르르까로 불리는 오렌지나무.


제제의 속상함을 달래주기도 하고, 같이 놀아주기도 하는 나무 한 그루가 제제에게는 최고의 친구이자 보물이라 생각하며 생활하지만 최고의 친구는 포루투갈 아저씨였지.


악연으로 시작된 인연이었지만 포루투갈 아저씨를 뽀루뚜가라 부르며 친구가 되었고, 서로가 아버지와 아들이 되어주었다.





글로리아 누나와 동생을 제외하고는 가족 모두에게 매질을 당하던 제제는 고작 5살이었다. 아이가 잘못을 하면 혼나야 하지만 그것이 매질이 되어서는 안 되고, 화풀이 대상이 되어도 안 된다.


그런 대상이 되었던 제제에게 뽀루뚜가는 최고의 아버지였고 친구였는데, 그런 그가 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알게된 제제의 고통이 5살이 겪을 고통일 수 있을까.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몸이 쓰러지도록 토하고, 먹지 못하고 앓아 눕는... 그 만큼 제제가 뽀루뚜가를 좋아하고 사랑했기 때문이겠지.





"아저씨는 왜 나를 안 데려가요? 저희 아버지가 안 준다고 하면 돈으로 저를 사세요." 이 말을 들었던 뽀루뚜가의 눈물은 모든 어른이라면 느낄 수 있는 그런 아픔이지 않았을까.


요즘, 어른되기 쉽지 않다는 생각과 어른 안 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좋은 어른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복합적으로 하는 중이다.


점점 커가는 조카들을 보면서 내가 어떤 이모가 되어줘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적어도 뽀루뚜가 아저씨가 제제에게 해주었듯이, 사랑을 많이 주는 이모가 되자는 생각을 해본다.






진지냐 할머니가 언젠가 '기쁨은 마음속에 빛나는 태양'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태양이 모든 것을 행복으로 비춰 준다고 했다.


사랑 없는 삶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2023.01.01 - 2023.01.11]


제제, 너의 라임오렌지나무는 뽀루뚜가 아저씨였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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