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처음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쉽다.
어제, 필요시에 먹어야 하는 약을 10알, 아침에 먹을 약도 2알, 남아있던 잠자기 전에 먹어야 하는 약 2봉지를 털어넣었다. 안다. 이렇게 먹는다고 죽지 않는다는거. 내가 한 행동은 그저 '자해'에 불과하다.
나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 예민하다. 그렇다보니 긴장감이 높아지는데, 결혼할 때 이 점을 걱정했었다. 남자친구였던 사람과 살게 된 것도 낯설지만 연고가 없는 곳으로 이사를 와서 지내야 하는 것에도 예민함이 드러났다.
특히, 슬픔 감정이 너무 컸다. 아빠가 사라질까봐 동생이 사라지고 강아지와 고양이가 사라질까봐 슬펐다. 그리고 그 슬픔이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 아직도 슬프다. 급기야 울기 시작했다.
어제는 너무 불안하고 눈물이 나서 약을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그러다 결국 밖으로 나갔다. 사람들 있는 곳으로 가면 창피해서라도 울지 않겠지 싶어서.
정말 이런 감정이 싫고 죽고만 싶다. 지난 주에는 목메다는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으나 거기까지다. 난 용기가 없어서 못하니깐. 이런 얘기들 남편한테는 하지 않았었는데 어제는 해버렸다. 그리고 딱 1주일만 입원하고 싶다고. 입원하면 그래도 약물 남용은 하지 않겠냐고.. 그랬더니 이 남자 '차라리 혼자 여행이라도 다녀오는게 어때?'라고 말하길래 '자기, 우울증에 대해서 모르지? 우울증 공부 안해봤지?'
아까 오전에 카톡으로 알려줬다. 우울증 환자가 혼자 여행을 가면 자살사고가 날 수 있다고.
난, 남편이 우울증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어떤 병인지, 어떻게 대처해줘야 하는지.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후에 심리상담을 가야 한다. 난 또 이 말을 다 하겠지? 선생님은 위로를 해주시면서 야단이 아닌듯한 야단을 치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