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의 삶의 낙이 된 피아노 연주

내일 연주회에 참가합니다

by Bwriter



우울증 환자에게 하지 말아야 하는 말 중에는

"취미를 가져보는 게 어때?"

"그림이나 악기, 바리스타 같은거 배우는 건 어때?"

이런 것들이 있다.


이렇게 하면 우울증이 나을 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아니다.


왜?

일단 나가는 것 자체가 힘들다.

나도 의욕적이고 싶은데 그 의욕이 안 생긴다.


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가는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할 만큼 외출은 힘들다.


그런 내가 피아노를 배우게 된 건

상태가 좋았을 때 저지르고 봤기 때문이다.


내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2년전 내 생일이었다.


그 당시 우울증 약이 많이 줄었었고

상담을 50회기로 마무리 한 후라

상태가 무척 좋았다.


5월이 생일이라 날씨가 무척 좋았고

내 기분도 화창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출 할 '거리'를 만들어야 했다.


주 1회는 상담을 위해 무조건 외출을 했어야 했는데

그 루틴을 이어가고 싶었다.

다시 집 안에 콕 박혀있는 삶을 살기 싫었다.


그래서 내 생일 선물로 피아노 학원 등록하고

오늘로 2년이 조금 지났다.


바이엘 2번으로 시작해서

체르니 40번을 치게 되고

심지어 내일 학원 연주회에 참가한다.


엉망진창이지만 이것 역시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잘 치고 못 치고를 떠나서

해냈다는 기쁨과 만족감을 갖고 싶어서다.


내일, 재미있게 즐기고

그 순간의 느낌을 기억하며

화창하게 지내고 싶다.


내일, 기대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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