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때?"
"좋아. 글을 쓰니깐 감정이 정리되어서 좋고, 우울할 틈이 없어서 좋아"
3주 전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다. 좋은 기회를 나이스하게 낚아챈 덕분에 책쓰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올해 말에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글을 쓰고 있다. 매주 한 꼭지씩 꾸준하게.
이렇게 쓰고 있으니 신기한 일이 생겼다.
감정이 정리되는 것이다. 그렇게나 복잡했던 내 감정들이 말이다.
우울증 치료를 위해 심리상담을 시작했을 때,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내내 슬프기만 했을 때도 '슬프다'는 감정 더 깊숙한 곳에 묘한 감정이 더 있었는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상담이 거듭될 수록 내 감정을 끌어내는 것에 익숙해졌고 그것으로 된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책을 쓰면서 감정을 글로 표현하니 복잡했던 내 감정들이 정리되는 것이다. 몰랐던 감정들, 알았지만 모른척하고 싶었던 감정들이 들춰졌고 글로 표현하니 정리가 되었다.
지난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받았을 때 그리고 오늘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글쓰기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글로 표현하기 위해 내 감정을 잘 정리하는 그 과정이 나에게는 필요했었나보다.
글쓰기에 이런 묘한 힘이 있었다는 게, 이것으로 내 우울증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 반갑다.
[2023.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