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1 - 문득, 그냥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치매에 걸린 조희자(김혜자)가 문정아(나문희)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나 혼자 살수 있어. 모든 혼자 할 수 있구."
그때 친구인 문정아는 조희자의 손을 꼬옥 잡으며 이렇게 말한다.
"혼자 살 수 있었고 혼자 할 수 있었어."
"지금은 아니고."
대성통곡 하는 조희자.
문정아의 그 다정한 말투에서 나오는 단호함이 주는 서글픔. 그게 치매의 현실이다.
나여사도 그렇겠지.
그렇게 분통터지고 서글프고 억울한 울음을 울고 싶었겠지
무엇이든 혼자서 할 수 있었던 여자였고,
그렇게 혼자의 힘으로 자식 넷을 키워냈고,
손녀도 둘이나 키워냈고.
훌륭한 여자였고, 대단한 여자였으며,
사랑 많은 엄마였고, 정이 많은 할머니였다.
지금도 우리 나여사는 그런 여자고 그런 할머니다.
단지 병 때문에 표현하는 방법을 잃어버렸고, 그 감정을 간간히 기억할 뿐인거다.
치매는 이런거라서
서럽고 섭섭하고 서운한 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