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2 - 문득, 그냥
당신의 목소리가.
당신이 전화 받는 모습이.
당신의 표정이.
왜 내 눈에는 다 보이는 것만 같았을까요.
후회와 죄책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울먹임은 또 왜 그렇게나 안타까웠을까요.
당신도 너무 잘 알고 있고,
더욱 많이 느끼고 있을텐데요.
살아계실 때 잘 해야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라고.. 말하는 당신..
1년만이라도 일찍 저희집에 왔었다면, 아마 당신은 당신의 엄마를 마음껏 보고, 마음껏 속 이야기 하고, 마음껏 안아주고, 마음껏 손 잡고, 마음껏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텐데요.
그 기회를 그렇게 보내버리고 지금을 그런 후회의 시간으로 채우며 사나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당신이 보내는 지금의 시간들이 나을 수도 있고, 하루를 꼬박 후회로 채워가며 매일을 보내지는 않을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구요.
아직은 원망이 있어요.
할머니를 보내며 그 원망도 함께 보낸 줄 알았는데,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당신의 후회가 나한테는 '원망'이 되고, 나는 그 '원망'으로 '엄마같은 할머니'를 떠나 보낸 생각에 가슴 미어지게 울며, 눈물로 아파해요.
작고 짧은 틈을 놓치지 않고 '엄마같은, 엄마 같았던 할머니' 생각으로 가슴 아파요.
당신도, 그런가요?
당신도 그렇게 아픈가요?
내가 이렇게 아파해도
당신이 그렇게 아파해도
나에게는 할머니이고
당신에게는 엄마인 우리 나상희 여사는
그 아픔보다도 더 많이 당신을 그리워했어요.
당신의 목소리를, 당신의 손길을 그리고 당신의 전화 한 통을... 그리워했어요.
당신은,
엄마의 목소리와 엄마의 손길과 엄마의 전화 한 통이 그립지 않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