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나쓰카와 소스케)

당신에게도 개똥같은 철학이 함께하길

by Bwriter

나쓰카와 소스케 작가는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책에 대한 애정이 듬뿍담긴 그 소설을 읽으면서 신선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신의 카르테 역시 전권에 걸쳐서 그의 책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드러나있다.


이 책의 주인공 구리하라 선생의 의사 가운 주머니에는 너덜너덜해진 '풀베개'라는 책이 들어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틈이 생기면 꺼내들고,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때가 되면 꺼내 읽는 그는 책광이다.


그가 의과대생이었을 때는 하숙집 방 벽면을 책으로 둘렀고, 더 이상 책을 둘 곳이 없어서 방바닥에 책을 차곡차곡 펼쳐서 쌓았다고 했다. 그 정도로 책광이고 고전을 좋아하는 구리하는 그 만큼 말투역시 고리타분하다. 그래서 괴짜 선생이라고도 불리고 있고 그의 특유한 유머로 맞받아치기도 한다.


작가 나쓰카와 소스케는 의사다. 그리고 책을 좋아한다. 어쩌면 구리하라는 작가 나쓰카와 소스케에서 나온 분신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될 만큼 책에 대한 애정이 둘에게는 철철 넘친다.


"책은 참 좋은 물건이죠, 선생님."

(중략)

"선생님, 책은 말이에요. '올바른 정답'이 적혀 있는 것이 아니에요. 책이 알려주는 것은 조금 다른 것이죠." (중략) "사람은 일생에 한 번의 인생밖에 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책은 또 다른 인생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지요. 많은 소설을 읽으면 많은 인생을 겪을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의 마음도 알게 되는 거예요."

(중략)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의 이야기, 화가 난 사람의 이야기, 슬퍼하는 사람의 이야기, 기뻐하는 사람의 이야기, 그런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읽죠. 그러면 조금씩이라도 그런 사람들의 기분을 알 수 있게 되는 거죠." "알게 되면 좋은 점이 있나요?"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죠."

(중략)

"하지만 요즘 세상은 다정하다는 것이 좋은 것만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그건, 다정하다는 것과 약한 것을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정함은 약함이 아닙니다. 상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는 힘을 '다정함'이라고 하는 겁니다."

(중략)

"다정함이란 상상력을 말하는 겁니다."

- 신의 카르테 0 중에서 -


책은 참 좋은 물건임에 틀림없고, 소설을 통해 여러 인생을 간접적으로 살아볼 수 있있는게 맞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소설을 읽는 이유를 들기에는 나에게는 부족함이 있다. 소설을 읽지 않던 시절에는 굳이 소설을 읽어야 할까? 소설보다는 자기계발서나 심리학을 읽었는데 책 편식을 고쳐보고자 소설을 조금씩 읽다가 지금에서야 불편함없이 읽게 되었다. 딱딱한 내 글을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고.


그런데, 소설을 읽으면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다정함'은 상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는 힘이라고 했으며, '다정함'은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 말은 앞으로 내가 소설을 더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자기계발서나 심리학은 나에게 위로감을 주었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괜찮은 거였어.' 다독임이 될 수 있는 책이었기 때문에 줄곧 읽었었다. 나에게는 위로가 필요했고, 응원이 필요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소설은 나에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해준다. 생각지도 못한 입장이 나올 때면 '그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었다. 그게, 작가가 말하는 '다정함'의 시작이 되는 부분인 것 같다. 서로의 입장 차이 줄이기 말이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줄이기 위해 작가는 '철학'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철학이라는 것이 있다. 그 철학을 노 삼아 다사다난한 세상이라는 큰 바다를 저어 나가는 것이 인생이다.

- 신의 카르테 2 중에서 -


'철학'이라는 단어는 아직도 나에겐 '거창한 단어'이고 '거창한 말'이다. 뭐랄까? 낯간지러운 말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철학이 있다고 하길래 나도 생각해봤다. 나에게 철학? 쉽게 말하면 신념 같은 거겠지? 그렇다면 그 철학 또는 신념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 맞다. 단지 내가 갖고 있는 삶에 대한 철학이나 신념은 인정 받을만 하고, 당신의 철학이나 신념은 개똥철학이고 개똥신념으로 여기지는 않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내 철학도 개똥 철학이고, 내 신념도 개똥 신념이다. 서로간의 철학과 신념을 인정해보자. 그것이 서로를 이해하고 입장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이고 말이다. 여러 입장이 되어보기, 여러 인생을 살아보기 그리고 이해하기. 작가의 이런 생각들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책을 읽기만 해서는 나올 수 있는 생각이 아니다. 책을 읽고 생각할 시간, 사색할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책, 읽기에 그치지 말고 글을 써보자. 자신의 생각을 썼다고 한들 틀린 것은 없을테니깐. 박웅현 작가의 말처럼 우리 함께 오역을 하며 책을 읽으면 그 안에서 나와 당신을 발견하고, 나와 당신의 입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을 것이다. 그와 함께 사람에 대해 생각하며, 당신의 인생 철학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신의 카르테 1 [2019.02.11 - 2019.02.18]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나는 가만히 친구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 남자는 때로 묘한 다정함을 발휘했다가 오히려 기대와 어긋날 때가 있다.

더없이 행복한 순간이다.


"8년을 보낸 그 탐구의 길에 부끄러워할 게 뭐가 있어."

"동이 트지 않는 밤은 없어. 멈추지 않는 비도 없지. 그런거야, 학사님."

"사람에게는 각자 맞는 일과 안 맞는 일이 있으니까요."


이런 행위를 한 결과, 심장이 움직이는 시기가 며칠 연장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게 정말살아 있는 것일까?






신의 카르테 2 [2019.02.18 - 2019.02.23]


"어찌 됐든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친구라는 존재는 정말 감사한 것이지요. 구리하라 군도 친구를 너무 다그치지는 말아요."

사람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존재이다.


새로운 의견에 대해 과거의 인내를 예로 들어 반론하는 것은 사고가 굳어버린 노인들이나 하는 짓이다. 그런 사람들과는 토론도 협상도 성립되지 않는다.

사람에게 기대는 것 또한 인간이 가진 커다란 미덕 중 하나이다.


책 한 권을 계기로 갑자기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 경우는 확실히 있다. 그런 찰나의 감동에 자극을 받아 어딘가로 떠난다 해도 그것은 그것대로 괜찮다.

생각해보면 인생이라는 것은 이렇게 주고받는 작은 마음들이 이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3_신의카르테3_시간의풍경_나쓰카와소스케_아르테.jpg 신의 카르테 3 [2019.02.23 - 2019.02.28]


인생이라는 것은 어차피 언어가 아니다. 걸음이다. 그저 묵묵히 걸어 나가는 걸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학력이나 지위 같은 걸 긁어모으는 것이 아니야, 오늘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 쌓아가는 거지'라고 남작이 말해줬슴다."

"화려한 꿈이나 희망이 없다고 해도 일단 행동 그 자체만으로 의미를 가지니까."


"절친인 올리비아가 절망해서 삶을 포기하려고 했을 때 크리스토프가 이런 말을 했어요." (중략) "충실한 친구가 너와 함께 울어주는 한, 이번 너의 인생은 괴로워해도 될 가치가 있다."

그렇다.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 듯 보여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길이 나쁘다고, 가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고 입으로 변명만 늘어놓고는 구르지도, 넘어지지도 않는 사람보다 좋지 않은 길이라도, 위험하더라도,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어쨌든 한번 굴러보는 것이 좋다고."


살아간다는 것은 참 힘든 여행이다.

처음부터 평탄하기만 한 매일이라는 것을 있을 수 없다. 험한 산골짜기를 건너지 않으면 안 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캄캄한 밤에 손을 더듬거리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날도 있다. 그런 여행길에 나는 아내라는 밝은 등불을 가지고 걸어가고 있다. 정말로 축복 받은 여행자였다.






0_신의카르테0_새로운시작_나쓰카와소스케_아르테.jpg 신의 카르테 0 [2019.01.20 - 2019.02.11]


무슨 일이든 언제나 처음은 있다.

"최선인 선택지가 없는 이상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겁니다."

지도 의사의 목소리에서 이상하다 싶을 만큼 따뜻함이 느껴졌다. 응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밀어내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독특한 거리감에서 이치토는 확실하게 자기를 지켜봐주고 있따는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신이 각각의 인간에게 적어놓은 카프테가 있어. 우리 의사는 신이 적은 카르테 위에 덧쓰고 있는 존재일 뿐이라는 거야."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 투성이거든?"

"살아 있을 때 죽고 싶어지는 순간은 산처럼 많이 있어. 그럼에도 산다고 하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것만으로 우리는 행복한 거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나이가 되어서 돌아갈 장소가 없다고 하다니, 건방진 고민인 거지."


"아까 하루나 씨한테 물었어. 어떻게 하면 그렇게 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거냐고. 그랬더니 자기는 강한 게 아니래. 그저 후회하고 싶지 않은 것뿐이래."

'살아가야 하는 이유라는 것은 확실하게 살고 나서 생각하면 되는 거라고.'






신의카르테1_2_3_0_나쓰카와소스케_아르테_0.jpg [2019.01.20 - 2019.02.28]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던 책..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아서 그런가...

보고싶다, 나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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