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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정원 (타샤 튜더 · 토바 마틴)

by B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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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지혜로움이 부럽습니다. 당신의 그 행복이 부럽고, 당신의 그 삶이 아름답습니다. 당신을 보며 나는 어떤 살마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봤고, 내 삶이 어떤 삶인지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당신의 삶은 처음부터 평화로웠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더라구요. 고비고비가 있었는데 아흔살이 넘도록 살면 그런 평온함이 드러나나요? 아니지, 그 전에 이미 그런 평온함이 있었겠죠? 나이가 들어가면서 말이에요. '살만 했던 삶이다'라는 건 느껴지나요? 언제쯤이면 느낄 수 있나요?


저도 당신처럼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꽃을 바라보며, 가꾸며 부지런히. 그러면서 평화로운 삶을 사는, 그런 삶 말이예요.


내 할머니도 당신처럼 꽃을 좋아하고 꽃을 기르고 가꾸는 것을 좋아했어요. 당신처럼 큰 정원을 갖고 있을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어요. 내 할머니도 당신처럼 꽃에 정성을 쏟았는데.. 사진 속 당신의 손은 내 할머니 손과 같더라구요.


내 할머니가 생각나기도 했고, 내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어요. 어떤 것이 행복이고, 어떤 것이 평온한 삶인지. 나느 지금 어디쯤에 있는 것이며, 그래서 나는 괜찮은건지에 대해서요.


결국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 마음이 편안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저는 배우기를 좋아해요.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것 만큼 부지런하지 못한게 문제이긴 하지만.


아흔 살이 넘은 나이에도 공부를 하는 당신이, 꿈을 따르는 당신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타샤는 학생이라고 했는데, 그것도 멋졌어요. 삶을 떠나 꽃이라는 것을 배우는 학생이란 말이었지만, 결국 삶이라는 건 배우고 배우고 또 배우는 거잖아요.


내 할머니도 그랬어요. 좀 다른 시선이기는 하지만. 배움이 짧은 분이셨기에 배움에 대한 욕심이 있으셨어요. 꽃에 대해 공부를 하기 보다는 글에 대해 공부하셨어요. 읽고 쓰고 읽고 쓰고. 또 쓰고 또 쓰고. 그런 내 할머니를 보면서 '나도 할머니 처럼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으로 반성하곤 했어요.


당신과 내 할머니는 큰 공통점이 있네요? 고비 고비가 있는 삶, 꽃을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는 삶.


책을 읽었을 때는 내 할머니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롯하게 책에 집중했고, 타샤에게 집중했으며, 그 정원의 꽃에 집중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내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네요.


너무 닮아서.






나는 아흔 살이 넘은 지금도 장미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답니다. 전문가가 되고 싶다, 정말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꿈을 따르는 일이 즐겁습니다.
모름지기 사람이란 그 모든 것의 해답을 알 수는 없어요. 그러니 더 많이 알고 싶거나 더 연구하고 싶은 꿈에는 끝이 없죠. 더 배우고 싶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즐거움은 누구든지 언제라도 누릴 수 있는 으뜸의 기쁨이랍니다.


타샤는 영원한 학생이다.


"못 먹는 이파리는 닭 모이로 주지요." 간단히 말해 그것이 타샤의 인생 철학이다. 한순간도 그냥 보내지 않고, 몸짓 하나도 허투로 하지 않고, 나뭇잎 하나 버리지 않는 것이.


제니 렌 편지지에 편지를 써보낼 때면 타샤는 언제나 로즈마리 한 대를 안에 끼운다("추억을 위해서"). 그래서 내가 우편함을 열면 향기가 퍼진다. 봉투를 뜯기도 전에 누가 그 편지를 보냈는지 안다.


타샤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그림책들을 넘기면서, 더 훌륭한 정원사가 되기 위해 배우고 아이디어를 얻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지?



타샤의정원_타샤튜더_윌북_책_문화_독서.jpg [2020.01.01 - 2020.01.07]




보고 싶다, 나여사.

내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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