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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정혜신)

by Bwriter
당신이옮다_정혜신_해냄출판사_적정심리학_3.jpg 당신이 옳다 - 정혜신




말 한 마디면 되는 거였다. 공감해주는 말 한 마디. "네가 옳아"라는 이 말이면 되는 거였다라는 것을 요즘 상담을 받으면서 느끼고 있다. 내가 원했던 것은 인정과 고마움 그리고 현재의 내 상황이 괜찮다라는 다독임이었다는 걸 알았다.


벌써 상담 6회기를 끝냈다. 앞으로 몇 번을 몇 십번을 더 받아야겠지만 상담을 진행하면서 내가 위로 받을 수 있었던 부분은 상담 선생님의 공감이었다. 괜찮다는 말, 가치 있는 선택이었다라는 말.


상담 선생님이 감정 없이 위로한답시고 말을 했다면 난 감흥도 없었을 것이고, 이 상담을 계속 해야 하나 라는 고민도 했었을 것이다. 그보다 상담 치료가 적절하지 않게 진행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드니 머리가 찌릿해지기도 한다.


상담 치료를 고민하고 있을 때 상담사 친구가 상담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한다는 조언을 해줬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치료가 잘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너무 이입해서 심하게는 울기도 하고, 내담자의 말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상담사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주관만 드러내며 그것을 상담으로 치부하는 상담사도 있다며 우려를 했었다.


그럼 이런 부분을 나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판단하면서 상담을 시작해야지' 뭐 그런건 없다. 내 상황을 설명하기 바쁘니깐. 그런데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틈틈이 알수 있었던 것은 내가 이야기 한 것들을 다시 짚어줄 때 였다. 그리고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다시 물어봐주고 그 상황들에 처했을 내 감정을 위로해주었다.


이게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공감"


정혜신 의사는 이 책에서 사람을 구하는 힘의 근원은 '정확한 공감'이라고 말하며,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에 대해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다. 그 많은 강조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임팩트 있는 것은 '타인을 공감하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은 자신을 공감하는 일이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 나로써는 '내 지난 세월을 누군가에게 다시 이야기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도 동시에 공감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내가 치료를 잘 받고 있네'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상담을 1-2회 받고 나서 상담 선생님께 '힘들다'는 말을 했었다. 상담을 시작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그 당시를 다시 생각하고 그때의 상황을 이야기 하며 그때의 감정이 생각날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씀드리기도 했었는데, 딱 그 감정이 나타난거다. 그리고 항우울제로 감정을 호르몬을 억제 해왔던 것이 상담을 통해서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며 심리상담을 시작하길 잘 한건지, 원래 이렇게 힘든 과정이 나타나는건지 너무 혼란스러웠다.


그때 상담 선생님 말씀이, 과거의 일을 이슈가 있던 일을 말로 내뱉어 말하므로써 객관화 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나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씩 내가 나를 공감하려고 움직였던 것이라 생각된다.


정혜신 의사는 공감에 대해서 '공감한다는 것은 네가 느끼는 것을 부정하거나 있을 수 없는 일, 비합리적인 일이라고 함부로 규정하지 않고 밀어내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으며, ' 옴짝달싹할 수 없을 것처럼 숨 막히는 고통과 상처 속에서도 공감이 몸에 배인 사람은 순식간에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없는 것 같던 공간이 순식간에 눈 앞에 펼쳐진다. 사람들 마음속에서 공감이 하는 일이다. 사람은 그렇게 해서 사지를 빠져나올 수 있다. 공감의 힘이다.'라고 했다.


난 이 힘을 믿어보려고 한다. 그간 내가 했던 공감은 나를 위한 공감이 아니었고 상대방을 위한 공감이었다. 그리고 그 공감이 제대로 된 것이었는지도 다시 생각해봤다. 조금 더 생각해서 '내가 했던 것이 공감이 맞았을까?' 라는 의문도 갖어봤다.


우선은 현재 나에게 필요한 것 부터 해보자. 나를 공감하기. 이게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하다.






● 진료실을 찾는 사람들은 버티고 버티다가 의사에게 기댈 수밖에 없겠다 싶은 심정이 되었을 때 병원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자신에게는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며 환자 취급을 받아도 상관없다는 마음, 백기투항하는 심정으로 온다.

● 자격증 있는 사람이 치유자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치유자다.
● '나'가 흐려지면 사람은 반드시 병든다. 마음의 영역에선 그게 팩트다.
● 자기 존재가 집중받고 주목받은 사람은 설명할 수 없는 안정감을 확보한다. 그 안정감 속에서야 비로소 사람은 합리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 한 사람이 제대로 살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스펙이 감정이다.
● 가장 이기적인 것이 가장 이타적일 수 있다는 오래된 명제는 자기 존재 증명의 영역에서 더 확실한 진리다.
● 누군가 고통과 상처, 갈등을 이야기할 때는 '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대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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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고통에 진심으로 주목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 그것이 치유의 결정적 요인이다. 말이 아니라 내 고통을 공감하는 존재가 치유의 핵심이다. 자신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알면 사람은 지옥에서 빠져나올 힘을 얻는다.

● 내 고통에 진심으로 눈을 포개고 듣고 또 듣는 사람, 내 존재에 집중해서 묻고 또 물어주는 사람, 대답을 채근하지 않고 먹먹하게 기다려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해주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다. 그 '한 사람'이 있으면 사람은 산다.

● 사람의 감정은 항상 옳다. 사람을 죽이거나 부수고 싶어도 그 마음은 옳다. 그 마음이 옳다는 것을 누군가 알아주기만하면 부술 마음도,죽이고 싶은 마음도 없어진다. 비로소 분노의 지옥에서 빠져 나온다.

● 감정은 항상 옳지만 그에 따른 행동이나 판단까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감정은 언제나공감할 수 있찌만 그의 행동이나 판단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당신이옮다_정혜신_해냄출판사_적정심리학_2.jpg 당신이 옳다 - 정혜신




● 너도 있지만 나도 있다. 어떤 관계에서든 납득할 수 없는 심리적 갑을 관계가 일방적이고 극단적으로 계속된다면 이런 관계를 끊을 수 있는 것이 더 건강하다. 우선 내 건강성을 지켜야만 나중을 기약할 수도 있다.

● 모든 인간은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적응하는 독립적이고 개별적 존재다. 그 사실을 믿으면 함께 울며 고통을 나누면서도 서로의 경계를 인정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갈 힘과 근원이 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들이 지닌 경계를 인식해야만 모두가 각각 위엄 있는 개별적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 먹고사는 힘은 자기를 지켜내는 힘에서 만들어진다. 자기 학대와 모멸을 스스로에게 강제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자해하는 사람이다.

●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는 건 좋은 일인가. 좋을 때도있지만 아닐 때도 얼마든지 있다. 때론 위험하기도 하다. 긍정적 감정은 자기 합리화와 기만이 만들어내는 결과일 때도 있고 자기 성찰의 부재를 뜻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중략) 좋은 감정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듯 부정적인 감정도 항상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상황마다 다르다.




당신이옮다_정혜신_해냄출판사_적정심리학_1.jpg 당신이 옳다 - 정혜신




●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고 그래서 모든 감정은 옳다. (중략)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모든 감정은 옳다. 모든 감정은 그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표피적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 감정을 긍정적, 부정적으로 가르는 시각은 한 존재의 핵심에 다가가는 일, 누군가에게 깊이 공감하는 일을 막는 큰 걸림돌이 된다.

● 감정은 판단과 평과,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내 존재의 상태에 대한 자연스런 신호다.
● 몸이 산소와 음식이라는 동력원으로 움직이듯 마음은 사랑 욕구가 채워져야 움직인다. 사랑과 인정 없이는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

● 내가 선택했어도 열 번 백 번 무를 수 있고 바꿀 수 있다. 바꿔도 되는 공인 횟수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다. 그걸 인정해줘야 한다. 바꿔도된다는 충분한 인정을 받은 사람이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기의 최종 선택지에 닿는다.

● 안전하다는 느낌만 있으면 상처받은 사람은 어떤 얘기보다도 그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2020.01.07 - 2020.02.05]


- 내 감정이 옳다는 것을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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