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는 깊은 울림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한 편을 읽고 또는 한 문장을 읽고 생각해볼 시간이 주어지는 그런 에세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이 SNS에서 알려지면서도 가벼운 그 글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던 중에 어느 한 글이 와 닿았다. 배우 표예진씨가 본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보고 '이거 누구 책이지?'하던 찰라에 댓글에서 '성호승의 감정수업'이라는 글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처음부터 읽게 되었는데, 역시나 가벼웠다. SNS에서 본 그 한 페이지와 같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작가의 나이를 찾아봤다. 에세이니깐 그 사람의 철학, 인생, 삶이 고스란히 담기니깐. 궁금했다. 몇살이길래 글이 20대 후반 30대 초반이 읽기 좋은 책이지? 역시.. 작가는 그 나이대였다.
그때에 할 수 있는 말과 행동 그리고 갖을 수 있었던 패기. 그 나이였던 나와 같았다. 20대 후반의 나, 30대 초반의 나.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이기도 했다.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지만 이렇게 서서히 누적되어 온 감정이 폭발하듯 요동치면 이런 감성적인 글들에 기대게 되곤 한다. 그렇게 글을 읽으면 '나도 그때 이랬었어. 나도 이런 패기가 있었고 당당했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았었어. 지금은 왜 이러지?'이렇게 생각을 시작하다가 결론은 '왜 살아야해? 사람은 꼭 살아야만 해?'로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작가 성호승의 그 패기가 부러웠고, 그 자신감과 자존감이 그리웠다. 사람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많았고, 사람을 간추리고 정리할 수도있었고, 사람을 얻을 수도 있었다.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힘을 북돋아준다면서 응원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그렇지 못하다. 다들 사는 것이 그때보다 더 바빠졌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는 친구들은 미혼인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그 고민을 들어줄 처지도 못된다. 나 하나 지키기 바빠서. 내 감정 다스리고 내 생명 잘 다독이기 바빠서.
오랜만에 가벼운 에세이를 읽었더니 과거의 나도 생각나고, 다시 그런 패기를 가져보려고 감성이 꿈틀거리는 것도 느꼈던 시간도 좋았다. 문득 그때의 내가 그리울때면 꺼내 보려고 책장에 다시 꽂아두었는데, 다시 꺼내어 읽을 때는 심리상담이 종결된 후가 되지 않을까? 그때는 '맞아, 사람 사는건 재미있는 거야.'라고 생각했던 그때처럼 같은 생각을 하며 즐겁게 읽게 되지 않을까?
● "나누면 나눌수록 가벼워지는 아픔도 있지만, 나누면 나눌수록 무겁고 아픈 것들도 있단다."
●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자.
돌아올 수 없는 것들은 자연스럽게 놓아주고,
필요한 것은 소중히 하다 보면
주변은 행복한 것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 살다 보면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 즐겁고 재미난 일은 어디에도 없다.
● 세상에 이겨낼 수 없는 것은 없다. 스스로의 다짐이 내일을 바꾼다.
● 이게 우리가 사는 삶이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래도 우리는 울지 않고 웃으며 사는 사람들이다. 어디에도 대단하지 않은 사람은 없으며 세상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 '사람이 사람과 함께 살아갈 때 자존심을 내세워 상대방을 짓누르고 우위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뒤로 물어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더 예쁘게 살아갈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아빠를 보며 많이 한다.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타인의 시선을 너무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나는 나의 가치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하며 어디 가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
● "세상엔 완벽한 물건은 있어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흠 하나 정도는 들고 살아야 그게 사람인 거다."
● 시간을 못 만드는 사랑은 없다. 사랑은 뭐든지 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모두가 돌아서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사람은 미워해도 그때 아낌없이 사랑했던 나는 미워하지 않으려고요.
●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당신이 소중하다는 의미와 마찬가지다.
● "진짜 행복은 있잖아.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만족할 때 다가와.
● 완벽한 삶을 누리려면 완벽한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부족해도
오늘을 뜻깊게 보내야 하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미래는 가치가 있는 오늘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오늘도살아요, 우리.
[2020.01.27 - 2020.02.20]
- 보이지 않는 미래의 가치를 위해서 오늘도 살아보라는 당신의 말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