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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 (박경숙)

by Bwriter



1.jpg 진짜 공부 - 박경숙



"인생이 공부이고 시험인 인간"


그게 나다. 어쩜 그렇게도 주구장창 공부를 해야 하고 시험을 봐야 하는지. 웃긴건 누가 시켜서 공부하고 시험보는게 아니고 공부가 좋아서 시작하고 시험을 봐야 결과물을 볼 수 있으니 하는거다.


대학원 석사 논문 쓸 때도 그랬다. 수료증 보다는 졸업장을 받고 싶었고, 석사로 끝내기보단 박사를 지원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논문을 써야했는데, 논문 쓰는게 싫지 않았고 주제를 파고들면 파고들 수록 어렵고 힘들었지만 짜릿한 희열도 느꼈다.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미친년 미친년... 왜 논문을 쓴다고 해가지고는.." 욕을 달며 논문을 썼지만 그 스트레스 마저도 짜릿하고 좋았다.


미친거 같지? 맞다.

난 공부가 좋다는 말로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드는 인간 중 하나다.


그렇다고 성적이 좋았던건 아니다. 고등학교때까지 성적은 그냥저냥 그랬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성적이 좋았다. 내 스타일과 맞았던 거다. 그리고 그 타입이 어떤 타입이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되었다.



2.jpg 진짜 공부 - 박경숙




단순 암기를 통한 공부를 1단계, 시험에 나올 만한 것을 캐치하여 공부하고 결과를 얻는 것은 2단계, 그리고 공부를 즐기며 파고드는 타입을 3단계라고 하는데, 난 올곧은 3단계 타입이다.


시험에 나올만한거 찍어내지 못한다. 그런데 좋아하는 과목이고 관심가는 부분이면 마인드맵을 하듯 파고든다. 자료 찾고, 비교하고, 모자란거 채우고, 바뀐거 공부하고... 전형적인 3단계인간.


책에서도 말하길 성적이 가장 좋은 단계는 2단계이지만, 공부를 즐기며 파고드는 타입은 3단계라는 것이다. 그리고 3단계 공부는 자료를 모으고 자료를 통하여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회의하며 함께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것인데, 어쩜..!!! 딱 내가 한 공부다! 광고홍보 전공자로써 주어진 브랜드를 수도없이 파고들며 자료를 찾고 회의에 회의에 회의를 하며 '중점'을 찾아내고 아이디어를 내며 정리를 한다. 난 광고기획을 전공했다. 어떻게 기획를 하느냐와 그 기획을 종이에 담아내느냐는 천지차이다.


본인이 말하는 것을 모조리 글로 써본다고 치자. 쉽지 않다. 써 놓고 입으로 소리내어 말해보면 어색한 부분이 반드시 생긴다. 그런 부분까지도 조정하며 만들어내는게 기획서다.




자, 그럼 난 어떤 인간?


3단계형 인간. 줄곧 그렇게 살아온 인간. 그런 공부가 좋은 인간.


나 왜이렇게 뿌듯하지? 3단계여서 뿌듯하기도 하지만, 내가 공부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팀작업을 하며 광고기획서를 쓸 때, 자료를 그렇게까지나 샅샅이 찾아내고 분석하며 정리하고 필요한 것을 찾아내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신기했었다. 이게 어떻게, 이렇게 이뤄지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팀웍이 좋으면 항상 자신감이 생겼었다. '이번 기획서 우리가 이겼다' ㅎㅎㅎ 어이없지만 진짜 우승은 우리가 했다.


때론, '아... 이거 말아먹었다...' 싶을 때도 있었다. 회의가 부족하고, 회의 질이 떨어질 때도 있고, 꼭 이리빼고 저리빼는 인간 하나씩은 있고... 그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요령이 쌓아졌고 필요한게 뭔지도 알았으며, 자료를 찾는 방법 회의하는 방법도 알게 되며 결국엔 '이번 판은 이겼네'라는 자신감까지 갖게 되었었다.



3.jpg 진짜 공부 - 박경숙



융합 공부를 해볼까?


1단계가 필요한 때, 2단계가 필요한 때가 있다. 그리고 3단계까지 가면 더 없이 좋다는 이 책. 그 세가지를 모두 합쳐 6단계라고 표현하며 융합적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나는 공부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야 할 공부가 많고, 나는 평생 공부를 하며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유연성있게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난 요즘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러면 난 2단계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자격증 공부와 함께 학교 공부도 하고 있다. 방송대에 편입해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데, 이 공부를 위해서는 1, 2, 3단계 모두가 필요하다. 그리고 원래 전공인 광고홍보, 즉 마케팅 공부도 계속 해야 한다. 그러면 3단계 공부로 이어가야 한다.


책을 읽고나니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명확해진다. '설마.. 이렇게 해도 돼??'라는 것을 잊게 해주면서, '맞았어! 내가 하고 있는게 맞았던거야!'라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에게 응원이 되어준다.




세상 바쁘게 사는 나에게 이런 공부는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내 심신의 안정과 뇌 운동이 꼭 필요한 나에겐 '공부는 필수요소'가 되었다. 내 블로그의 다른 포스팅을 보면 내가 심리상담을 받고 있고,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고 있다는 걸 포스팅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내 병이 나아야 하는 이유, 내가 노력을 더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

우울증이 나아야 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해왔던 치료에 조금 더 노력을 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우울증 치료 받은지 7년차가 되어가는데, 지금까지 의사 선생님께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운동하세요. 산책이라도 해야해요." 하지만 우울증이라는 병이 그걸 쉽게 할 수 있게 하지 않는다. 노력한다고 해도 우울증의 상태가 좋을 시기에만 하게 되고 다시 안 좋은 시기가 되면 나가지도 않는다. 그런 나에게는 산책도 힘들다.


산책이 세상 제일 힘든 운동인 나인데 올해에는 일주일에 3회 산책을 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우울증을 낫기 위한 목적을 위해서, 더 신나게 공부하기 위해서 말이다.



1.jpg 진짜 공부 - 박경숙



[2020.11.20 - 2020.12.31]


지금껏 그래왔던 것 처럼,

공부를 아낌없이 하며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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