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생각하고 챙기기로 했다
지난 몇 년간 외면해왔던 그 책.
베스트셀러로 난리가 난 그 와중에도 애써 외면했던 책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이 책이다. 외면 한 이유? 그냥 싫었다. '뻔한 이야기, 이젠 와닿지도 않아.'라며 외면했었는데, 내가 그 만큼 의욕이 없었던 거였다.
그렇게나 책 읽기를 좋아하면서도 우울증을 앓고나면서 부터 책을 사들이기는 하는데 읽는건 줄었다. 공허함을 책 사는 것으로 채웠던거였다. 읽는 속도는 그렇지 못한데, 책 제목만 보면서 위로 받기를 몇 년이었다. 그러다 결국엔 중고서점 알라딘에 내다 팔았는데 아쉽지 않았다. 책 내용은 모르겠으나 제목만으로 난 모든 위로를 받았었다.
1년에 30권은 읽었었던 나였는데, 어쩌다 10권도 겨우 읽는 내가 되었는지... 그것으로도 우울감은 더 해졌으나, 그 뿐이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든것에 무기력해지는 상태...
밖에 한 번 나가려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고 그래도 나갈 수 있을까 말까인 것이 우울증이다. 의지? 그것과는 별개다. 이건 겪어본 사람만 안다. '의지 문제지'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고, 마음에 힘이 있는 사람이란 증거다.
우울증인 사람은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고, 힘이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의지와는 상관없다. 말 그대로 병이다.
그런 내가, 나아지고 있다. 우울증은 29살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치료는 34살부터 받아오고 있는데, 약물 치료만 받다가 심리상담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그리고 난 곧 상담 종료를 앞두고 있고, 나에게 변화도 생겼다.
무기력했던 내 모습이, 나가기 힘들어 하던 내가, 사람 만나기를 힘들어하던 내가, 그 모든 것이 '의지의 문제였을까?'라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 의지의 문제라고 여기면 마음이 건강하고 힘이 있다고 말했는데, 내가 의지를 의심하기 시작했따는 것은 내 마음에 힘이 생기면서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고 싶어졌다.
이제는 내 모습을 찾아야 할 때가 된거라 생각했다.
난, 지금까지 온전하게 내 인생을 내가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난 내 인생을 산게 아닌것 같았고, 그것을 심리상담을 받으며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나로 살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러든지 말든지' 마인드로 살겠다 마음 먹었다.
누가 뭐라하든, 누가 눈치를 주든.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난, 누구에게도 맞춰 줄 필요 없는 나로 살기로 했다.
얼마나 시의적절한 때에 이 책을 마주하게 된건지, 감격스럽다.
아직도 나에겐 안 읽은 책이 많고, 책 읽는 속도는 책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하지만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보면서 '그렇지 그렇지'라며 위안을 얻고 위로를 받고 있다.
이제는 그동안 사 놓고 읽지 않던 에세이들 위주로 읽으며 한동안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이렇게 우울증이 나아지면서 좋아지고 있을 때 피치를 팍 올려서 안정기에 들어서고 싶다.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책들. 그런 에세이들이 내 책장에 많이 꽂혀있는데 한 문장 한 문장 가볍지 않게 읽으며 지금의 내 모습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
내 삶을 위해서, 누군가를 위해 사는 삶이 아닌 나를 위해 사는 삶을 위해서 말이다.
- 자존감의 재료인 자신에 대한 신뢰와 존중은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성공 경험이 축적될 때 생겨난다.
-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삶을 일구는 것이 나다운 삶이다.
그 시작을 위해선 당신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당신에 대한 글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그러나 그 고민과 위기의 순간을 지났을 때,
비로소 스스로가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나다운 삶이 시작될 것이다.
- 우리에게 절실한 건, 우리를 증명할 명함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증명할 필요 없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 삶에 완벽한 답안지는 없으나
어떤 답을 내리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면
당신의 모든 선택은 정당하다
- 누구도당신을 대신 지켜줄 수 없고,
견디기 버거운 희생은 자기 학대일 뿐이다.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고 조금은 무책임해도 된다.
책임감을 논하며
질식할 때까지 스스로를 방치하는 것만큼
자기 자신에게 무책임한 일은 없다.
-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막연한 희망이나 대안 없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근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 그 부담감도 잘라냈는데
부담감이 크다고 사랑까지 큰 건 아니라 생각해서였다.
- 내가 부담감에 짓눌려 산다고 부모님이 행복한 것도 아니고
부모님을 실망시키는 건 아닌가 안절부절못한다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 우리는 그저 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고 살아갈 뿐이다.
그 삶이 부모님 기대에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건
사랑이 아닌 채무감이자 강박일 뿐.
내 삶을 책임지는 것이 나의 몫이라면
자식이 부모 마음대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부모님의 몫이다.
- 우리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써야 할
유일한 존재는 나 자신뿐이다.
- 비교하지 않는 삶,
누구 '보란 읏이' 살지 않는 삶,
나 자신을 차별하지 않는 삶이기를 바랐습니다.
[2021.02.11 - 2021.02.21]
이제서야 나는
나를 위해서 살기로 했다.
12년의 시간을 통해 깨닫게 되고 배운건 이거 하나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나를 위해서 살자는 것.
좋은 책,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