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지자
동생한테 이 책을 추천받고 작가의 이름을 보면서 '익숙한데.. 누구더라... 설마...' 설마 설마 했던 그 사람, 손힘찬 작가.
그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워하고 그의 피드를 보다가 어느날 그의 글에서 '무례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곤 팔로워를 끊었다.
그의 책을 읽었다고 하여 다시 팔로워를 하지는 않았다. 나는 여전히 그때 그의 그 글이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우울증인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되는 위로의 글. 그따위 메시지들은 독이라는 것을 그는 몰랐던 걸까? "힘내", "할 수 있어"와 같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류의 메시지였다.
우울증인 사람들의 힘듦을 공감하지 못하는 말이었고, 그건 위로도 아니었다. 내모는 말일 뿐이었다. 그 글을 봤을 때 내 생각은 '위험한 말을 했네'였다.
내가 친구한테 들었던 그 말과 같았다. "내가 할 수 있으면 너도 할 수 있어." 우울증 환자한테 이건 완전 개똥같은 말이며, 전혀 우울증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의지가 있으면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다"라고 여기는 것과 같다.
그런데 손힘찬 작가의 그 글에서 그때의 감정과 똑같이 느꼈다. 이렇게나 팔로워가 많은데, 이 중에는 나같은 환자들도 있을텐데 이런 개똥같은 말을 하다니. 세상 실망스러웠던 기억을 갖고있다.
이렇게 글 쓰고 있는 지금도 그때의 감정이 올라온다.
불쾌하다.
그런데 그런 그의 글을 내가 읽게 된 것이다.
책 읽은 곳곳에 인덱스 테이프가 붙여져있다. '불쾌하기 짝이없던 그 글을 쓴 작가가 맞단 말야???'
두런두런 애둘러 말하며 힘줘야 할 부분을 찾는 글이 아니라, 조근조근 부드럽게 위로해주는 글이 아니라, 직선으로 글을 쏘는 느낌이다. 깔끔하게, 쭉.
그러다보니 그의 글이 좋아졌다. 내가 하고 싶던 말, 내가 느낀 감정을 쏙쏙 파내는 느낌.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아니 내 생각에 지지를 받은 느낌이라 더 용기가 났다고 해야 할까?
내가 하려는 것들에 대해, 그리고 내 생각에 대해 의심을 한 꺼풀 걷어내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100 퍼센트 확신을 갖고 일을 벌리지 않는다. 단 1퍼센트라도 '하고 싶다'라는 감정이 더 있으면, '해볼거야'라는 다짐이 생기면 '시작'이라는 것을 한다.
그 시작에 동생의 지지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그래 해봐." 라면서 정보를 나보다 더 많이 찾아서 보여주기도 하고, 안 되었을 때를 생각하게 될 때면 "안 되면 어때?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 보다 낫지." "안 되면 또 하면 되지."라고 말해주는 동생의 지지는 나의 그 '시작'과 '진행'과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주눅들지 않게 해주고, 눈치보지 않게 해주고, 세상에서 가장 큰 든든함을 준다. 그리고 이 책은 나에게 또다른 지지자가 되어주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지지자, 사회생활에 대한 지지자, 시간에 대한 지지자.
사람의 말 한마디가 절실히 필요할 때가 있다. 동생이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해준건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 여겼기 때문이란 생각으로 읽었는데, 맞았다.
동생의 선택이 탁월했다. 그리고 그의 글도 탁월했다.
생각의 파도는 한순간에 일어나 우리를 덮치기에 그 흐름을 타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나의 삶을 존중하고 타인을 올바르게 대하는 법, 그것에 정답은 없습니다.
혹자는 환경이 바뀌어 몸이 멀어지면 마음에도 거리가 생기지 않냐고 반문한다.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다시 만났을 때 어색함이 오래가지 않고 금방 편안함을 느끼는 사이, 침묵 마저도 대화 같은 사이,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풀며 밤새도록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가 친구다. 나는 '친구는 내가 선택한 가족'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함께 있을 때 불안하지 않고 평온한 사람은 그 자체로 휴식이다.
혼자 있는 시간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시간이기보다는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타인과의 관계는 중요하지만, '나'와의 관계는 그보다 더 중요하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에게나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그저 외로운 순간이 아니다. 자신을 편하게 대해주고 위로해주는 시간이자 진취적인 사고를 극대화할 기회다. 그 과정 중에 자연스레 자존감이 높아진다.
기회란 역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에게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성공을 거머쥐는 사람은 노력에 기회가 더해진 사람이다. 그러므로 내게 행운이 찾아왔을 때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결점을 이해하듯 자신의 결점에도 어느 정도 관대해져야 한다.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결점이라면 고치려 노력해야겠으나 단지 그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서 자책하고 있다면 조금 덜 신경 써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2021.06.25 - 2021.07.12]
당신의 글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고,
당신의 글로 인해 응원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