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진단: 바뀌어버린 나의 일상]

[1부: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

by 엉금이

7화. 위태로운 여정의 시작


수많은 고민 끝에 9월에 복학하기로 결정하였다. 군 복무로 인해 한 학기를 다니지 못한 상태라, 독립 결정을 서둘러야 했다. 독립에 앞서, 직면한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병원 진료를 어떻게 유지할까'였다. 기존의 병원은 대구였다. 그러나 학교는 서울이었기 때문에 병원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대구에서 치료받기엔 너무 심한 상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두 개의 걱정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고려대학교 재학 중이니, 자취방이 고려대 안암병원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통원하기에 유리했다. 최종적으로 안암병원 정신과로 결론 내렸다.


어느새 시끄러운 매미 소리가 울리는 여름이 왔다. 매미는 땅속에서 7년의 시간을 기다려 세상으로 나온다. 나도 혼자서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나도 매미처럼 첫 진단을 받은 뒤, 약 7개월의 기다림 끝에 집에서 독립했다.


"자, 이제 다 잊고 새롭게 시작하는 거야"


부모님께서 이사를 도와주시고, 안암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하셨다. 걱정으로 가득 찬 부모님 얼굴을 보고 어떤 말이라도 내뱉기 어려웠다. 하지만 20대의 젊은 나는 새로운 시작으로 살짝 들뜬 듯했다.


대구로 떠나는 부모님께 손을 흔들며, 나는 호기롭게 홀로서기를 하러 새로운 세상으로 떠났다.


서울에서 맞는 첫새벽. 제법 찬 공기를 마시며 담배 한 모금 내쉬었다. 서울은 신기했다. 새벽인데도 사람 한 명 없는 길이 없었다. 각자 어떤 이유로 새벽을 거니는지 궁금해졌다. 술기운에 고성방가 하는 아저씨를 보면서, ‘세상이 녹록지 않구나’ 생각이 들었다. 밀려오는 고독한 느낌에 담배 맛이 씁쓸했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우니 '설렘 반 걱정 반'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괜히 현관문을 한 번 더 잠그고서야, 약 기운에 겨우 잠들었다.



앞으로 이어질 2부와 3부는 일부분만 공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책의 흐름 상 2부와 3부의 내용을 나누어 접하기보다는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이어지는 편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