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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 후기

유시민 <청춘의 독서>

by 칼란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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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경에 작성한 글이라 지금과는 좀 다릅니다.


유시민 작가의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책을 추천하는 분도 있더군요.


<청춘의 독서>, 말 그대로 유시민 작가가 대학생 시절, 그리고 20대 때 읽었던 책들에 대한 소감을 적은 책입니다. 소감이라고 하니까 조금 부정확한 표현 같기도 한데요, 책 소개+약간의 감상 또는 해설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이 책이 특별한 점은, 단순한 책 소개가 아니라 젊은 시절의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책들에 대한 소개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빨갱이'를 만드는 책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 50대 이상의 분들 중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많을 듯해요.


이 책에는 총 열네 권의 책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리영희 교수나 마르크스, 엥겔스의 저서 등이 포함되어 있으니 선입견을 가지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도스토예프스키나 푸쉬킨 같은 고전문학 작가도 있고, 맹자나 사마천 같은 중국의 위인도 있습니다. 심지어 다윈도 있습니다.


음, 목록을 일일이 가져오진 않으려 했는데 그래도 한 번 보시는 게 좋을 듯해서 가져와 봅니다.


1.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2.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3. 청춘을 뒤흔든 혁명의 매력 : 마르크스·엥겔스, 『공산당 선언』

4. 불평등은 불가피한 자연법칙인가: 맬서스, 『인구론』

5.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시킨, 『대위의 딸』

6.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만나다 : 맹자, 『맹자』

7. 어떤 곳에도 속할 수 없는 개인의 욕망 : 최인훈, 『광장』

8. 권력투쟁의 빛과 그림자 : 사마천, 『사기』

9. 슬픔도 힘이 될까 :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10.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 다윈, 『종의 기원』

11. 우리는 왜 부자가 되려 하는가 : 베블런 『유한계급론』

12. 문명이 발전해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 조지, 『진보와 빈곤』

13. 내 생각은 정말 내 생각일까 :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14. 역사의 진보를 믿어도 될까 : 카, 『역사란 무엇인가』


그런데 저 중에 제가 읽은 건 <공산당 선언> 뿐이네요. 유시민 작가가 소개한 글을 보면 다 읽어보고 싶은데 갖고 있는 책도 있지만 없는 게 더 많네요.


내용은 어렵지 않습니다. 유시민 작가 특유의 문체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 주고, 각 도서에 대한 호기심도 불러일으킵니다. 분량도 그렇게 많지 않고요.


그러고 보면 저는 20대 때 어떤 책을 읽었나 모르겠어요. 제가 20대 때 읽은 책 중에 감명 깊었던 책 열 권만 꼽아보라고 해도 기억이 안 나니까요... 그래도 책을 꾸준히 읽은 것 같긴 한데 말이죠.


저자는 그때 읽었던 책들을 이 책을 쓰기 위해 다시 읽었다고 하는데 그때 읽었던 감상과 지금 읽는 감상은 30년 가까운 시간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요. 저도 제가 고등학생 때나 대학생 때 읽었던 책을 지금 다시 읽으면 느낌이 다르니까요.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눈이 그만큼 더 생겼고, 지식도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또한 지금 시점에서 저런 책들을 읽는다면 처음 읽는다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게 달라지겠죠. 그래도 20대 때는 아는 것은 없어도 순수했었으니까요.


작가는 이 책을 자신의 딸을 위해 썼다고 했습니다. 더불어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위해서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청춘'이라는 단어가 어느 특정 시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듯이, 중년을 넘어선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집만 많아지고, 모르는 것을 감추기 위해 목소리만 커지는데 그러한 모습을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균형 잡힌 가치관과 사고체계를 갖는 것이 필요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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