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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Oct 04. 2022

조영태 <정해진 미래-인구학이 말하는 10년 후 한국>

조영태 <정해진 미래-인구학이 말하는 10년 후 한국 그리고 생존전략>

* 2017년경에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를 지나 조만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뉴스가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 여전히 체감하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세대 간의 가려진 벽 같은 것이 있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자신과 비슷한 연령의 세대만 바라보기 때문에 그 변화의 폭을 알지 못하는 것이며, 또 그 변화가 자신과 무관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자녀가 있는 경우엔 한 세대를 건너뛰어서 그 자녀 세대의 현실을 보게 되지만 그것도 자녀 개인의 문제 해결에만 급급할 뿐, 그 세대가 공통적으로 겪어야 할 근미래의 일들에 대해선 무관심합니다.  


지금 20대 이하의 젊은 층들이 앞으로 겪게 될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출산율을 얘기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정책은 별로 없고, 정치권에서도 표가 더 많은 노인층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으니 젊은 층을 위한 정책은 앞으로도 요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로 인해 세대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겠지요.


연령별 인구분포도를 봐도 이제는 T자형으로 가고 있는데, 그 '줄기'가 기형적인 윗부분을 어떻게, 얼마나 떠받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사실 저도 초고령화 사회를 야기할 공범이기도 합니다.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끝에 있으면서, 그 세대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따라온,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그렇게 될 한 개인이기도 하고요.  


사실 이 책에서도 별로 새로운 이야기는 없습니다. 10년 후, 그 시간도 금방 다가올 것 같지만, 그때 우리나라의 현실을 인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았고, 비관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통계학적인 근거는 제시하지만 사회적 현상, 인과관계, 국가정책적인 부분은 미흡한 점들이 있네요.


인적 공급은 과잉상태가 되고, 수요는 줄어듭니다. 이건 기존에 적체된 인력들 때문인데, 다시 말하면 노인들 때문에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죠. 앞으로 더더욱. 특히나 교사 등 교육 분야에서 더 심화될 것입니다.


더불어 현재의 유망 직장이 앞으로도 유망하긴 어려울 수 있고, 좋은 대학을 나와봤자 실업자 되기는 마찬가지니 좀 더 희소성 있는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낫겠다는 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출산 및 초고령화 사회는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로 인한 개인적인 불이익이 생기므로) 국가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국가적 차원에서 바라보고 정책을 세울 수밖에 없는데 그가 제시하는 주장은 다소 막연합니다.


저자가 베트남에 1년 정도 있으면서 인구정책을 지원하다가 와서 그런지 베트남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국가적, 기업적 차원에서 베트남 등 해외에 투자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하고 인재들이 해외에서 직장을 구하도록 하자고 하지만 그 자체는 다소 허황된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막연하고 주관적인 의견에 지나지 않는 것 같고요.


또한 '작고 안정적인 한국을 준비하자'라고 하면서 다운사이징과 현재의 인구감소율과 예측되는 인구수에 입각한 모든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인구수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인구수가 아니라 '인구감소율'이 상수가 되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어쨌든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 같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그게 과연 가능할까요?


물론 지금 정부도 그러한 점을 인식해서 대학 정원을 감축하고 있거나, 산업계의 체질도 개선하고, 노동시장에 해외 노동자도 받아들이지만 아직은 제한적인 것 같고요, 어쨌든 현재의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현재'의 상황이 기준이 되니까요.


무엇보다 각 개인이 그에 대한 인식이 필요한데 여전히 우리에겐 그러한 것이 부족합니다. 일본의 경우엔 그래도 꽤 오래전부터 그러한 준비를 해왔고, 그나마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도 연착륙이 가능했었는데 한국은 현재 상태로는 추락, 잘해야 경착륙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자가 자신은 비관적인 미래를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예측에 입각하여 현실적이고 오히려 긍정적인 미래를 이야기했다고 하지만요.


하지만 어이없게도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그 '정해진 미래'에서 '나만의 미래'를 정해 가는 법을 이야기하는데, 결국 국가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기에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음을 피력합니다. 자기는 '아빠 카드'를 써서라도 아이들을 '구제'할 수 있을 거라고 고백하는 게 아마도 현실이겠지요. 


독자 타겟팅을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로 잡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아무래도 자녀들의 미래에 대해서 관심이 많을 테니까요. 더불어, 본인들 노후 준비도 하라고는 하지만 아주 작은 비중입니다.


그냥 막연하게 느껴지는 인구감소에 대한 내용을 한 번 정리해서 볼 만하긴 하지만 내용 자체는 그다지 새롭지도 않고 다소 편협적이라 글쎄요, 저는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지는 못 할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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