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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Sep 21. 2017

한동일 <라틴어수업>

어떤 이에겐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줄 수도 있는 책


최근에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기도 한데 평이 좋아서 구입했습니다. 궁금했거든요. 과연 어떤 책일까 싶어서요.


저자의 약력이 특이한데요, 한국인 최초 바티칸 로타 로마나 변호사이자 카톨릭 사제. 선뜻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신부이면서 가톨릭교회 변호사로 생각하면 될까 싶어요.


2010년 2학기부터 2016년 1학기까지 서강대에서 초급 및 중급 라틴어수업을 했던 것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고, 그 이외에도 몇 가지 강의가 더 있었으며, 이 책 이외에도 저서가 몇 권 더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멘토로서 역할을 해 주는 것이 이 강의, 이 책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다른 저서들은 읽어보진 않았지만요. (원론적인 책들은 제가 읽을 만한 게 아니고, 자서전 비슷한 책은 이미 이 책에서 여러 에피소드가 나와서요)


이 책의 제목이 <라틴어수업>이긴 하지만 라틴어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닙니다. 간혹 서평에 라틴어 공부하는 책인 줄 알았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설마 그렇게 오해했을까 싶어요. 


하지만 라틴어에 대한 얘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라틴어에 관심만 있을 뿐 배워보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는데 이 책에서의 설명을 보니 시도를 안 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라틴어를 보면 '영어는 참 쉬운 언어다(?)'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암튼 라틴어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특히 단어에 대한 설명에서 현대의 다른 유럽의 언어로 파생되어 것도 설명해 주고, 문장에서는 단어들이 어떻게 변해서 그렇게 되는 지 설명해 주는 등 아주 조금 맛보기만 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합니다. 그 문장들이 각 챕터의 제목이기도 해요.


그런데 그 문장들이 와닿는게 많아요. 그래서 읽으면서 라틴어 문장들은 하나씩 따라 읽어봤습니다. 느낌이 묘해요. 화석이 된 언어라는 라틴어를 이렇게 읽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문장과 관련해서 자신의 경험들, 생각들, 그리고 로마의 생활 및 몇 가지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함께 해 주는데 그것도 괜찮았습니다. 그의 강의가 단순히 언어에 대한 수업이 아니라 인문학 전반에 대한 수업이라는 평을 받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사실 라틴어를 알아도 (대학의 몇 시간 강의 만으로는 어림도 없지만) 써먹을 데는 없지만 그 수업에서 배운, 알게 된 것들은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으니까요. 어떤 이들처럼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뒷부분에는 수강했던 학생들의 편지들이 함께 실려 있는데 조금 과장된 것 같기도 하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수업을 듣는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책이었다고 생각되고요, 삶에 위안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별 네 개 정도요 (다섯개 만점)?


* 이미지출처 : 리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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