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칼란드리아 Oct 04. 2022

재레드 다이아몬드 <어제까지의 세계>


* 2017년에 썼던 글을 다시 올리는 것이라 지금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전작 <총, 균, 쇠>는 워낙 유명하고 또 재밌게 읽었기에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문명 3부작" 중 처음과 마지막을 읽게 된 셈인데 (<문명의 붕괴>는 읽어볼까 말까 고민이 됩니다) 그 내용이 많이 다르네요. 연결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사실 겹치는 부분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자가 뭘 말하려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의도는 분명합니다. 원시라고 하기엔 무리이겠지만, 어쨌든 전통사회라는 범주에 속하는 문명/문화 집단으로부터 현대사회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것을 위해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그 결론에 대해 하나씩 자세히 풀었는데 너무 장황한 느낌이 듭니다. 에필로그에서 제시한 것들은 겨우 그걸 위해서 그렇게 장황하게 얘기를 한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개인적 경험과 여러 가지 사설이 많아서 산만한 느낌인데, 그래서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가 커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저는 자기 전에 주로 읽었던 터라, 몇십 페이지 못 넘기고 잠들기 일쑤였지요. 


더군다나 논리적 치밀함이 좀 떨어지는 부분이 많아서 '이 분도 이젠 한 물 갔구나'라는 생각마저 들고, 이전의 명성이 후속작까지 이어지지는 못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보면 이 책은 <총, 균, 쇠>와도 거의 비슷한 느낌이고, 비슷한 방식으로 구성되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당시 제가 그 책을 읽으면서 꽤 신선한 느낌을 받았지만, 이제 와서 다시 보니 그새 식상함을 느끼게 되어서 그럴 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전작을 읽는다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군요.

매거진의 이전글 박홍순 <헌법의 발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