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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Oct 04. 2022

빌 브라이슨 <The Mother Tongue>


*2017년에 작성한 글입니다.


이전에 빌 브라이슨의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을 읽은 후 그 작가 스타일이 저와 안 맞는 건지, 그 작품만 저와 안 맞는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꽤 인기 있는 작가인데 섣부른 판단을 하기가 조심스러워 다른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The Mother Tongue>이 추천도 있었지만, 아마존에서 할인해서 판매하길래 구매했지요.


이 책도 사놓고 안 읽을 뻔했지만, 얼마 전에 <플루언트>를 읽고 나서 영어라는 언어에 대해 좀 더 관심이 생겨서 읽게 됐습니다. 다행히 아주 두꺼운 책은 아니었네요.


<플루언트>에서 영어의 역사와 단어, 문법들이 그렇게 된 이유를 설명해 주어서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생겨서 그런지, 이 책도 중간 부분까지 지루하긴 했지만 어렵지는 않게, 하지만 꾸역꾸역 읽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너무 지루했어요. 마치 영문법 책을 읽는 듯한...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네요. 챕터들도 긴 편이었고 예시가 좀 많았죠.


그래서 초반 50%까지 읽는 데 (참고문헌이나 찾아보기 빼면 실제론 60% 정도) 일주일이나 걸렸거든요. 이것 때문에 다른 책도 못 읽고... 마치 변비 걸린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계속 읽을까 말까를 망설였지요. 이 작가 스타일은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았죠.


후반부는 좀 더 쉽게 읽히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욕'에 대한 부분이 흥미롭긴 했는데요, 그리 자세한 내용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영어에 대해 좀 더 이해를 할 수 있게 되긴 했습니다. 그간 생각했던 영어에 대한 이미지도 좀 바뀌었고요. 그동안은 영어가 그래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언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것저것 뒤죽박죽에 그냥 지들 편한 대로 이것저것 갖다 붙이고 그 바람에 엉망이 되어버린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언어들과 영향도 주고받았고, 지금도 그러고 있고요. 


지금과 같은 체계가 잡힌 것도 정말 얼마 되지도 않는 것 같아요. 불과 150여 년 정도... 최초의 영영사전이 나온 것도 260여 년 정도...


또한 그로 인해 영어가 또 변해가고, 지역이나 국가별로 달라져도 그것도 영어로 인정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고로, '정통' 영어란 게 있지도 않고, 표준어라는 것도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동안 우리는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 허상만 있는 '영어 느낌 나는 영어'를 하려고 애를 썼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어도 어쨌거나 언어이고 소통을 위한 것이기에 필요한 것들은 있는 것 같아요. 단어나 표현은 그래도 알아야 하고, 기본은 있어야 하겠지요. 적어도 영어를 좀 한다고 친다면요.


영어를 잘하는 게 하나의 계급처럼 되어버린 한국 사회, 그리고 영어를 '국어'로 법률로 지정할 지경에 이른 미국, 영어의 모국이지만 정작 영어 사용자 중에 몇 % 안 되는 인구의 영국, 언젠가는 영국, 미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들이 서로 영어가 안 통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영어가 전 세계에서 어떠한 지위와 모습을 갖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p.s. 그래도 영어를 잘하면 좋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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