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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Oct 04. 2022

새뮤얼 아브스만 <지식의 반감기>


*2016년에 작성한 글입니다.


원제는 'The Half-life of Facts'입니다. 'facts'라는 의미를 살리려면 '지식'보다는 '진리'라고 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부제로 달린 '세상의 변화에는 공식이 존재한다'는 말은 조금 불분명한 감이 있어요. 차라리 '공식'보다는 제목처럼 '반감기'가 있다고 하는 게 더 와닿을 것 같네요. 아니면 원문 부제처럼 '왜 우리의 지식에는 유효기간이 존재할까'라고 하든지요.


그러한 부제는 지식체계의 변화를 강조하지만 사실 반드시 공식 또는 법칙을 따르는 건 아닌데도 뭔가 '비밀스러운 것'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요. 그냥 마케팅을 위한 카피라고 생각하렵니다. (역자와 출판사 관계자도 고민을 했겠지만요)      


어쨌거나 상당히 흥미로운 책입니다. 더불어 제가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것과도 맞아떨어져서 상당 부분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저자 새뮤얼 아브스만의 경력은 저와도 유사한 점들이 있어서 그런가 많은 부분에서 생각의 유사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 흥미로웠던 것 같네요. (그래도 저보다는 훨씬 더 똑똑하겠지요... ㅠㅠ) 


특히, 지식이라는 것이 절대 불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네요. 전체적인 느낌은 <사피엔스>와도 유사합니다.

  

저 역시 지식이란 한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지식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이지요. (이건 제가 10대 때부터 생각해왔던 건데 책을 먼저 못 쓴 게 안타깝네요 ㅋ)


어떠한 지식, 혹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도 조건부 참이고, 어느 시점, 어느 장소, 어느 부류의 사람들, 어느 상황에서 옳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며(상대적), 그나마도 대부분은 아직은 증명되지 못했지만 그냥 편의상 받아들여지는 것들이라고 생각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정보의 최신화, 즉 지식의 업데이트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건 비단 자신의 일과 관련된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지식 자체가 그런 것 같습니다. 어제 알았던 지식이 오늘 거짓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이미 우리의 지식의 상당수는 이미 거짓이 되었거나 쓸모없게 되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지식들, 그리고 불필요한 지식들을 가리켜 앨빈 토플러는 '옵솔리지'라고 지칭했습니다. 저는 무용한 지식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지식의 중요도를 봤을 때 기준치 이하의 가중치를 갖는 것들은 그리 표현해도 덜 억울하려나요? 그 기준치라는 것도 애매하지만요.


또한 어떠한 것이 잘못된 것이고, 거짓인지 잘 알 수가 없다는 것도 문제죠. 그래서 사람들이 각자 저마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이야기하지만 혼선이 야기되는 것이겠고요. 지식도 소프트웨어처럼 버전 관리가 되면 좋으련만 그렇지는 못하니까요. 세상의 지식은 집단적으로, 그리고 유동체인 것처럼 변해가고, 매년 인류의 지식의 총량이 두 배씩 증가한다는데 개개인이 그 모든 것을 다 알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가 초중고, 대학교를 지나면서 배웠던 지식들이 지금 머릿속에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그중 상당수는 이미 이론이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미 잊어버린 것이 더 다행일지도 모르지요. ㅋ


우리가 책을 읽는 목적은 그러한 지식의 업데이트를 위한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모든 지식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수의 지식은 그 수명이 꽤 길긴 하겠지만) 지속적인 노력은 필요할 것 같네요. 예전에 알았던 지식을 현재에 적용하려다가 낭패를 보기도 하니까요. 유감스럽게도 경력 많으신 분들이나 나이 많으신 분들 중에 그런 분들이 계신 것 같긴 합니다. 갈수록 현실사회에 적응해 나가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지식의 업데이트를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 같네요. 물론 포기하면 편하긴 하겠지만 그 이후의 것들은 자신의 몫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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