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작성한 글입니다.
어젯밤에 자다 말고 깨서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다소 충격적인 내용과 문체에 빨려 들어갈 듯 읽었습니다. 밤에 반 정도 읽고, 좀 전에 딸아이가 낮잠 자는 동안 나머지를 모두 읽었네요. 3부작으로 돼 있지만 각각이 독립적이며서도 연결된 내용이고 형식도 다 다릅니다. 하지만 3부작을 다 읽어야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네요.
1부만 읽으면 전쟁통에 쌍둥이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나 전쟁의 잔혹함 등이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다소 충격이었지만 그냥 읽어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2부부터였지요. 문체나 형식도 바뀌고, 앞의 내용들이 부정되고, 또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망상인지 알 수 없는 그러한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혼란스러워집니다. 루카스의 이야기가 주욱 나오다가 마지막에 클라우스 얘기가 나오죠. 하지만 다 읽고 난 결과, 그것 모두는 사실이었다고 생각됩니다.
3부에서도 초반엔 여전히 혼란스럽다가 점차 정리되는 느낌입니다. 그것을 토대로 제가 이해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가족;아빠, 엄마, 쌍둥이 아들 (루카스(Lucas), 클라우스(Klaus)) -> 전쟁 발발 -> 신문기자였던 아빠가 종군기자로 가기로 함. 내연녀가 있었음 (안토니아) -> 남편이 바람난 것을 알고 아내가 남편을 권총으로 죽임. 이 와중에 아들 루카스도 척추의 손상으로 한쪽 다리가 불구가 됨 -> 엄마는 정신병원에 수용되고 클라우스는 안토니아에게 입양됨. 이복동생 사라 태어남 -> 클라우스는 안토니아와 같이 살다가 원래의 엄마와 같이 살게 됨 -> 출판사 일을 하다가 출판사 사장 겸 시인이 됨. 루카스-클라우스라는 예명으로 시를 발표.
루카스는 재활원에 맡겨져 있다가 재활원이 폭격을 당함 -> 한 수녀가 루카스를 시골의 노파 집에 맡김(수녀의 친모인 듯) -> 루카스가 외로움으로 인해 다른 형제인 클라우스와 같이 있는 듯한 망상으로 글을 씀 (1부의 이야기) -> 노파가 죽음 -> 국경을 넘으려는 낯선 남자가 찾아옴 -> 국경을 넘다가 남자는 죽고 루카스는 국경을 넘음. 국경경비대에게 죽은 남자가 아빠라고 거짓말하고, 이름이 클라우스(Claus)라고 속임 -> 페테르의 후견 아래 다른 나라에서 살다가 50여 년 만에 형제를 찾아 원래 살던 곳으로 감 (다른 형제인 클라우스의 삶을 루카스인 것처럼 상상하여 글을 씀. 2부의 이야기) -> 노파 집은 없어지고, 시내에 있던 호텔에 머물다 서점 윗집에서 세 들어 살다가 여권기간 만료 및 폭행사건으로 경찰에 넘겨짐 -> 대사관으로 넘겨짐 -> 대사관의 도움으로 클라우스를 찾음 -> 클라우스가 루카스를 부정. 루카스도 현실 인지. 자살. 클라우스도 동일 장소에서 자살 암시.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시점을 바꾸고, 등장인물과 순서와 장소를 바꿔가며 뒤틀리게 서술한 것이 혼란을 준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가며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요.
아무튼 다소 충격적인 형식의 소설이었지만 재밌었습니다. 제 취향 여부를 떠나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