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잡지 <뉴턴>은 중고등학생 시절에 즐겨보던 잡지다. 화려하면서도 직관적인 컬러 일러스트를 덧붙여 최신의 과학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어 과학자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잡지가 국내에서 오리지널로 발간된 것이 아닌 일본의 잡지를 번역해서 내놓는 것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일본은 그런 면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과학 교양서적의 수준도 높았던 것 같다. (당시 국내 과학서적은 대부분 일본 서적을 번역한 것들이기도 했다)
그 뒤로 30여 년 가까이 <뉴턴>을 접하지는 않았지만 그때의 기억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그러다가 그 출판사에서 <비주얼 수학>이라는 책을 내놓은 것을 보고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구매했다. 내가 보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내 아이에게 수학의 개념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나도 수학 공부를 꽤 오래 하긴 했지만 내가 수학을 이해하는 것과 남을 이해시키는 것은 별개다. 내가 잘한다고 잘 가르칠 수 없는 것처럼. 솔직히 '이걸 왜 이해 못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면 그건 가르쳐주는 사람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그래서 개념을 비주얼 하게,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기대에는 못 미쳤다.
이 책은 어느 계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고등학교 수학 정도의 수준이긴 한데 고등학교 교과서 혹은 참고서 정도의 내용이다. 그리고 개념을 짚어주는 것도 교과서 수준에서 딱히 더 나아가는 것은 없어 보인다. 물론 최근의 학교 교과서를 보지 못했으니 어떨는지 잘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는 알지만) 내가 예전에 배우던 것과도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으니.
다만 '수학의 난제'를 다룬 챕터는 수학에 대한 흥미를 좀 더 유발하기 위한 것들이긴 한데 워낙 유명한 것들이라 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을 만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각각의 개념을 잡아주기 위해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한 것과 일러스트로 나타낸 것은 역시 뉴턴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내용은 아니지만 핵심적인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다루려고 한 것도 보인다.
다만 두 페이지 정도에 하나의 개념을 다루려다 보니, 혹은 증명을 하려고 하다 보니 글씨가 너무 작아지거나 일러스트에 표기된 기호들, 문자들이 너무 작아서 잘 안 보이는 면들이 많았다. 원본의 내용을 번역해서 내다보니 그런 점도 있는 것 같은데 편집이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그리고 다소 불필요하게 보이는 일러스트도 많았는데 일러스트의 중요도들도 감안해서 좀 더 실용적인 편집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이 책은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공부하는 학생일까, 수학을 좋아하는 성인일까, 다른 사람들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려는 사람일까. 어쩌면 나처럼 <뉴턴>에 추억이 있는 성인들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