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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 후기

마츠모토 레이지 <우주해적 캡틴 하록>

by 칼란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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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하록의 이야기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드문드문 보기는 했지만 원작 만화는 본 적이 없었다. 몇 해 전에 양장판으로 정식 번역본이 나온 것이 있어 전자책으로 구매했다.


<은하철도 999> 원작이나 <천년여왕> 원작도 양장판으로 나왔지만 전자책으로는 나오지 않아서 얼마 전에 종이책으로 구매한 반면, <우주해적 캡틴 하록>은 전자책으로도 나와서 전자책으로 구매할지 종이책으로 구매할지 고민을 했다. 왜 이것만 전자책으로 나왔을까. 하지만 전자책으로 구매해도 상관은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은하철도 999>나 <천년여왕>은 그래도 어느 정도는 완결의 느낌이 나지만 (물론 <은하철도 999>는 그 이후로도 이어지지만 TVA 완결과 비슷한 선에서 결말이 났기 때문에 완결로 볼 수 있겠다) <우주해적 캡틴 하록>은 그렇지 못했다.


3권까지 구입하면서 '완결'이라고 되어 있기에 정말로 완결인 줄 알았다. 하지만 3권까지 다 읽고 나니 '1부 끝'이라고 되어 있어서 좀 당황스러웠다. 알고 보니 여기까지가 마츠모토 레이지가 그린 원작의 전부라고 한다. 좀 실망스러웠다.


마츠모토 레이지는 여러 작품을 그렸지만 완결 낸 작품이 별로 없고, 설정도 마구 뒤집는 데다 레이지버스로 무리하게 통합을 하면서 무리수를 많이 두는 걸로 유명했다. 오히려 그의 작품들은 애니메이션에서 완결되는 경우가 많고, 애니메이션이 원작과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그건 마츠모토 레이지 작품들을 주로 애니메이션화 한 린 타로의 성향 때문이기도 한데 아무튼 그래서 원작과 애니메이션 모두 감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져서인가 그림체에 익숙하지 않은 면도 있고, 인체 비례가 맞지 않는 것이 눈에 거슬리기도 했다. 그나마 주연급은 장신으로 그렸지만 해적의 대다수는 땅딸보...


그리고 50여 년 전의 시대상을 고려해도 대사가 너무 고루하고 '남자는...', '여자는...' 이런 식이라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긴, 나처럼 좀 나이 든 사람들 외에는 이런 작품을 알지도 못할 것이고, 볼 생각도 안 하겠지.


그래도 추억의 작품이라 기대가 커서 그랬던 거라 생각하고, 원작을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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