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특이하다. '헌책방'은 알겠는데 '기담'을 '수집'한다? '기담'이라는 단어는 예사롭지 않다. 기담은 '기이한 이야기'의 의미인데 마치 '괴담'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제목만 보고 선입견이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저자가 그 단어를 쓴 이유는 잘 모르겠다. 좀 더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였을까? 물론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 중에는 '기이하다'는 말이 적합한 것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체로는 헌책을 찾아달라는 사람들의 어찌 보면 평범함 개인적인 사연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 이야기에는 사랑, 가족, 삶 등이 담겨 있고, 어떤 이야기들은 작가와 연관된 부분들도 있다. 그러나 그 의뢰를 한 사람들은 그 책을 매개로 하여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그게 그동안의 삶에서의 채무였든 혹은 못다 이룬 것이거나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것이든 그 책은 매개체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책을 찾게 되었고, 저자는 그 책을 찾기 위해 노력을 했다.
노력의 대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리고 이 책이 나왔을 때 수록하는 것을 동의하는 것이다. 그 수고비는 아마도 (내가 책을 구입한 것도 포함해서) 인세로 저자에게 돌아가지 않았을까.
저자는 의뢰인들에게 비밀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책이 알려지게 되면 의뢰인과 관계된 사람들은 그 비밀을 알게 되지 않을까? 사실 조금 위태로워 보이는 것들도 있긴 했는데 말이다. 책에서는 자세히 언급되지는 않았겠지만 저자는 그러한 문제들을 이미 의뢰인들과 협의를 마쳤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헌책방 또는 헌책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이전에도 읽어본 적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 있고, 얼마 전에 읽은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도 있다. 이들 책들은 형식이나 내용은 다르지만 헌책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에는 총 29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의뢰인들의 이야기와 함께 책을 찾는 과정이 소개된 것도 있고, 4부의 이야기들은 의뢰인들의 이야기만 있고 책을 아직 찾지 못한 것들도 있다. 여전히 진행형인 것이다.
또한 이 책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을 것이다. 저자는 아마도 속편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마 비슷한 형식이 될 것 같다.
저자의 이야기에서 왠지 나와 비슷한 연배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나와 같은 나이였다. 그래서 마치 지인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운영하는 서점이 어디에 있는가도 검색해보았다. 꽤나 흥미로운 곳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방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