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모 의원 대표발의로 도서정가제 (도정제) 법률 개정안을 추진하려다 출판인협회(?) 반발로 즉시 발의를 취소한 일이 있었다. 개정안은 출판된 지 18개월이 지난 도서(전자책 포함)는 가격 책정을 자율로 하자는 내용이었다.
현재의 도정제는 대형서점사, 특히 온라인 기반 서점사들만 유리하고 출판인이나 소형 오프라인 서점들, 소비자들은 불리한 구조다. 아래의 표를 보면 출판업의 총 매출액과 관련 유통업의 총매출액이 비슷하다. 참고로 국내 출판산업 규모는 20조 원으로 전 세계 8위권이라고 한다.
도정제의 문제는 국내 출판산업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국내 출판산업은 지난 30년 동안 거의 성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역성장에 가까운 편이다. 매년 출간되는 도서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데 판매 가격 상승분으로 총매출액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더 정확하게는 학부모들과 수험생들, 그리고 소수의 다독가들 덕분에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신문이나 정기간행물도 출판산업에 포함되고 그 규모도 꽤 크지만 도서에 한정했을 때의 얘기다.
그 외의 도서는 소위 베스트셀러에 의지하는 편이고, 그나마 입소문이라도 난 실용서, 자기 계발서만 팔린다.
국내 1인당 독서량은 계속 감소하고 인터넷서점사들의 수익기반도 도서판매에서 전자책 대여나 구독 서비스로, 더 나아가 자체 웹툰/웹소설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더 가볍고 쉽게 볼 수 있는 쪽으로.
대표적으로 리디북스가 그러한데 아예 사명도 '리디'로 바꾸었고, 웹툰/웹소설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업체들도 생존을 위해 그렇게 하겠지만 안타깝기도 하다. 그게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서점사들도 마찬가지긴 하다.
앞으로도 출판시장은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 같고,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그런데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런 것 같다. 시대의 흐름이 그런 것 같은데 그게 어디 출판시장뿐일까. 영상, 음악 등등 여러 미디어산업들이 다 그런 부침을 겪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