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인터파크가 전자책 사업을 접고 북큐브로 이관한다는 안내 메일을 보냈다.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 같다.
나도 인터파크를 2010년경까지 많이 이용했었는데 종이책 구매도 했었고 전자책 구매도 했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전자책에 입문하게 된 것도 인터파크의 비스킷이라는 이북리더로 인한 것이었고, 인터파크에서는 약 100여 권 정도의 전자책을 구매했었다.
하지만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다른 전문서점 사이트들에 밀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전자책 사업도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미 이북리더는 비스킷 이후로 나온 것은 없고, 모바일용 앱마저도 서점사 통틀어 최악이었으니 겨우겨우 유지만 해온 상태였다.
북큐브도 이용 중이었지만 이미 그곳에서는 전자책을 구입하지 않은지 오래다. 그래도 이곳은 전자책 전문 사이트라서 갑자기 사업을 접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모를 일이다.
과거에도 여러 전자책 업체들이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았다. 이용자 정보 및 구매한 전자책은 다른 사이트로 이관된다고는 했지만 공중분해된 케이스들도 많다. 종이책과 달리 전자책은 그렇게 서점사가 사라져 버리면 내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자책 이용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 남아있는 대형 서점사들은 그렇게 망할 가능성은 낮다.
국내 전자책 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도서정가제가 전자책에도 적용되면서 메리트가 많이 사라진 영향도 있다. 그럼에도 대형 서점사들은 꾸준하게 새로운 이북리더도 출시하고 (비록 중국산이나 외국산 기기들을 커스터마이징 한 것이라고 해도)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같이 나오는 비율도 예전보다는 높아졌다. 다는 아니지만 종이책과 전자책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전자책의 금액 자체가 종이책과 별로 차이가 안 나는 경우도 많아 (대략 70~80% 정도 수준인 것 같다) 종이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현재 서점사들 혹은 전자책 사이트 들은 몇 가지 생존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웹소설, 웹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고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 더 이윤이 많이 남기에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 규모를 키워가는 중이다),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며, 오디오북의 비중도 늘려가는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점차 주객이 전도된 기분도 든다. 대표적으로 리디북스가 그렇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전자책 애호가로서 시장도 커지고 좀 더 활발해지기를 바라지만 출판시장 자체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너무 큰 기대일까? 그냥 그런 트렌드로 가는 걸까.
p.s. 내 경우, 북큐브로 이관은 정상적으로 되었다. 하지만 굳이 불편하게 그 책들을 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직 안 읽은 책들이 좀 남아 있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