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뿐만 아니라 이북 리더를 열 대 이상 소지하고 계신 분들은 아마 다 비슷한 이유이실 것 같아요.
처음엔 용도를 구분해볼 생각도 있었고, 서점사마다 전용기로 나와서 다른 서점을 이용하기 위해선 그 이북 리더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것도 몇 대가 되다 보니 기기수에 대한 감각이 무뎌졌고, 결국엔 그냥 되는대로 구입하게 되었네요. 딱히 기기 컬렉터도 아니지만요.
나중에는 필요성보다는 디자인이 예뻐 보여서, 좀 다른 특색이 있어서, 그냥 갖고 싶어서...라는 이유로 구입하게 되기도 합니다. 필요성은 차후에 부여하고, 잘 쓰면 된다는 생각으로요.
열 대가 넘는다고 해서 그걸 다 사용하는 건 아니고 결국 사용하는 것은 최신 기기 몇 대뿐이지만 그래도 이전에 사용하던 기기는 또 애착이 있어서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각 기기를 어떻게 사용할까 하는 것은 12년 전에 제가 이북 리더 두 대를 갖게 될 때부터 계속된 고민이네요. 기기별로 대략 용도를 정해두지만 손이 가는 건 그때그때 다릅니다.
사실 저는 전자기기에 그다지 욕심이 있는 편은 아닌데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도 구입하면 꽤 오래 쓰는 편입니다. 굳이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요. (애초에 성능이 좋은 걸로 구입하려고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이북 리더는 성능 자체도 별로 기대할만하지 못하고, 체감할 정도로 성능의 차이가 느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대신 UI나 편의성, 범용성 등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죠. 그나마도 같은 서점사의 기기라면 UI는 크게 달라지지 않기도 했고요.
상대적이긴 하겠지만, 그리고 개인별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이북 리더는 다른 전자제품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그래서 구입하는 것이 만만하고 심각하게 고민을 안 하기도 합니다.
물론 10만 원 중후반대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분도 계실 것이고 그 이상의 가격대도 많으니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성능에 비하면 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죠. 좀 더 나은 성능의 태블릿도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요.
기기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런 곳은 수 백, 수 천만 원대의 장비나 기기들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얘기되곤 합니다. 입문자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만한 수준이죠. 하지만 이북 리더는 그렇지는 않잖아요. 진입장벽도 낮고 전반적으로 큰 부담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북 리더를 계속 구매하고 소유하면서도 정당화할 수 있는 건 그래도 책을 계속 읽기 때문이겠죠. 저도 종이책도 많이 읽고 전자책도 많이 읽는데요, 책값은 아끼지 말자는 주의입니다. 물론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죠. (저희 가족 책값이 한 달에 30만 원 이상은 되는 듯해요. 그중 제가 사는 책값이 가장 많이 나가지만요) 그래서 이북 리더의 가격에 대해서도 감각이 무딘 것 같기도 해요.
이북 리더는 소모품이라고 생각하고 종이값을 대신하다고 생각하기에 주기적으로 새로 사는 것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환경에서 더 편하게 볼 수 있으면 그걸로 본전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독서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걸 위한 투자라고 해두죠.
'저 사람은 이북 리더가 있으면서도 왜 저렇게 계속 살까?'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 경우엔 이렇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글이 좀 두서없네요. ^^;;
* 요약
1. 처음엔 필요에 의해서 구매하다가 점차 그냥 구매하게 됨
2. 장기간에 걸쳐 많이 구입해도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님
3. 더 나은 독서환경을 위한 투자다
4. 본전 뽑으려면 책을 많이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