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 후기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by 칼란드리아
x9788937434488.jpg


최근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다시 읽었다. 대학생 때 읽은 후 한참의 시간이 지난 재독이다. 당시에는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는데 민음사에서 다시 번역하여 원제를 되살리고 원서의 디자인으로 펴냈다. 사실 이 책을 한정판이라고 사둔 게 몇 해전이긴 하다.


그런데 처음 읽었을 때가 정확하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난다. 아마도 2학년 때 아니면 3학년 때였을텐데 학년으로는 하나 차이지만 실제 차이는 크다. 두 시기 사이에 군대와 휴학이 있었고, 나의 상황과 여자친구도 달랐다. 그리고 학교의 중앙도서관도 신축하기 전과 후라는 차이도 있었다.


당시에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빠져서 그의 작품들을 도서관에서 다 빌려서 읽었던 때였는데 내가 읽은 그의 첫 작품은 아니었다. 첫 작품은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당시에 이건 또 <일각수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대체 왜...


어쨌든 내게 하루키라는 이름을 각인시켜준 건 역시나 <노르웨이의 숲>이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책에서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나같이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음 직한 인물들이다. 그러한 묘사가 역시나 돋보인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그것을 단지 청춘의 불완전성으로 이해했고, 어느 정도는 나와 비슷한 부분도 있다고 여겼었는데 등장인물들만큼이나 나도 불완전했고 불안정했다.


이십몇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4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다시 읽으니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등장인물들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생겼다.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기는 하다)


그 시간 동안 인생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 10대, 20대의 나는 무엇이 그렇게도 힘들었을까 싶기도 하고. 그때의 나의 흔적들을 보노라면, 그냥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지금도 젊고 아직도 서툰 것들이 많으니 인생을 논할 수준이 아니지만 말이다. 좀 더 훗날의 내가 지금 쓴 이런 글들을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p.s.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몽상가들>을 떠올리게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올가 그레벤니크 <전쟁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