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과 독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칼란드리아 Nov 24. 2022

라노벨과 웹소설에 대하여


라노벨은 '라이트 노벨 (Light novel)', 즉 '가벼운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문학적인) 소설에 비해 부담 없이 빨리 읽어나갈 수 있게 쓴 작품들을 의미한다. 내용도 그렇지만 출판의 형식도 전반적으로 캐주얼한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책의 크기가 좀 더 콤팩트한 편이다)


주로 일본에서 꽤 오래전부터 성행했던 장르이고, 그 양상도 시기별로 좀 바뀌어 오긴 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장르로 정착이 된 분위기다. (주로 학원, 미소녀, 미스터리, 로맨스, 이세계물 등)


일본에서는 이미 독자적인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라노벨 공모전도 많은 편이며, 라노벨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면 게임, 코믹스나 애니메이션화 되는 경우도 많아서 유명한 애니메이션 원작이 라노벨인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판권 확보를 위해 쿄애니(교토 애니메이션)처럼 아예 산하에 라노벨 출판사를 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일본이 라노벨 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그렇게 여러 매체로 파급될 수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국내의 경우에도 라노벨 시장이 형성되어 가고 있지만 아직은 국내 창작 라노벨보다는 일본 작품들을 정발 한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번역 작품들은 일본보다 늦게 나오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도 초반에 좀 나오다가 중단돼서 독자들의 원성을 사는 경우도 많다. 라노벨을 번역해서 출판하는 전문 출판사들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영세한 곳들이 많고, 출판사나 번역가가 그다지 의욕이 없는 경우에 그렇다.


그런데 라노벨의 구분을 어떻게 하는가는 좀 애매하다. 그 구분은 결국 작가나 출판사의 결정에 따르게 될 것 같은데, 최근에는 코믹스풍의 일러스트가 삽입되고, 라노벨 전문 출판사에서 나오는 것들을 라노벨로 보는 경향이 있다. 표지나 겉모습만 보면 만화책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일본에서 라노벨로 구분된 것은 당연히(?) 국내에서도 라노벨로 구분된다.


10대 애들이나 읽는 책이라고 라노벨을 폄하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라노벨이라고 해서 작품성이 떨어지거나 유치하거나 허술한 그런 것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중에는 뛰어난 작품도 많다.


내 경우에는 라노벨을 즐겨보지는 않지만 (물론 재미있지만,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보게 되는 단점이 있어서 컨트롤하는 중이다) 가끔씩 기분전환용으로 보기는 한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웹소설도 그러한 라노벨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라노벨은 마니아층 이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인 것 같고, 웹소설이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다. 라노벨과 웹소설의 차이점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러한 차이가 의미가 있을까. 공식적인 기준이 없기에 그건 구분하기 나름인 것 같지만, 이 부분에선 마케팅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는 듯하다.


하지만 웹소설은 형식의 구분일 뿐, 라노벨보다는 더 넓은 분류라고 할 수도 있다. 더 많은 장르를 아우르고 있고, 단지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 웹이냐 그 차이로 볼 수도 있으니까. 실제로 웹소설 중에서도 일반 문학작품처럼 출판되는 경우도 많고, 이미 웹소설 플랫폼에서 검증되었기에 출판된 책들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기도 한다.


최근에 여러 포털 서비스들과 서점사들은 자체적으로 웹소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책을 판매해서 얻는 수익보다는 자체 플랫폼에서 생산된 웹소설을 연재하고 그 구독료를 받는 것이 수익성이 더 좋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웹소설을 이용하는 듯해서 점차 그러한 쪽으로 가는 것이 도서시장의 변화인 것 같다.


기원을 따지면 예전 PC통신 시절의 인터넷 소설도 비슷한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은데 지금 와서 소급적으로 구분하기엔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나는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출판된 형태로 된 것이 아닌, 스크롤해서 보는 것이 여전히 어색하다. PC통신 시절부터 30년 넘게 온라인 활동을 했고, 하루에도 몇 시간씩 웹페이지를 스크롤해서 보면서도 말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어색함인 것 같다. 그래서 웹소설은 거의 보지 않는다. 웹소설 자체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내 탓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서의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