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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Nov 30. 2022

책 읽을 시간이 없나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냐고요. 그 시간에 차라리 다른 것을 하는 게 낫다고요.


일면 맞는 얘기입니다. 독서가 의무도 아니고,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이니 꼭 억지로 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건 결국 다른 것들에 비해 독서가 재미없고,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여겨집니다. 


또 가끔 제게 하루에 책을 몇 시간이나 읽는지, 책 읽을 시간을 그렇게 낼 수 있는지 물어보는 분도 있습니다. 확실히 일반적인 평균보다는 높으니 신기해 보일 수도 있겠죠.


시간도 기회비용이다


시간도 기회비용입니다. 한정된 시간에 어느 한 가지를 하게 되면 다른 것들은 할 수가 없고, 일들엔 우선순위가 있으니까요. 꼭 해야 할 일들을 먼저 해야 하겠지만, 나머지는 하고 싶은 일들 중에서 선호도가 높은 순서가 될 것입니다.


저도 가정이 있고 직장이 있으니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 일들을 안 할 수는 없죠. 그러고 나서 제가 임의로 쓸 수 있는 시간에 대해서만 생각해 봤을 때에는 독서의 우선순위가 높은 편입니다. 독서 이외에도 글쓰기나 만화책, 애니메이션, 영화 보기도 좋아하지만 (만화책 보는 것은 독서와는 약간 별개로 구분하고 있어요) 시간이 부족할수록 오히려 독서를 더 하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더욱 독서를 하는 비중이 더 높아졌네요.


사실 독서는 내가 책을 이만큼 읽었다고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은 아니죠. 내 머릿속에 그 책들이 다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다 이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에 계속 읽게 되는 것이죠.




독서는 시간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다


'독서는 시간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다'라는 얘기가 있어요. 그런데 독서뿐만 아니라 다 마찬가지지 않을까요? 뭐든 하려면 어쨌든 시간을 내야 하고, 그 시간은 자신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든 만들어야 하니까요.


저는 평균적으로 평일에는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 주말이나 휴일에는 다른 일정이 없이 집에 있게 되면 여섯 시간 정도 책을 읽는 편인 듯합니다. 작정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날은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은 짬짬이 읽게 되는 것이죠. 사실 제 여유 시간이 그 정도밖에 안 되기에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하게 되면 그만큼 책을 읽을 시간이 줄어들긴 하지만요.


그건 제가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차 막히는 것을 싫어해서 월요일에는 새벽 5시, 다른 요일에는 새벽 5시 반 정도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거든요. 회사에 오면 월요일엔 6시 반 이전, 다른 요일은 7시 이전이 됩니다. 그러면 업무 시작 전까지 약 1시간 반~2시간 정도 여유 시간이 생기죠. 


지난 일주일간의 내 수면시간 (Fitbit 기록)


이 시간에 책을 읽거나 혹은 제가 활동 중인 커뮤니티, 카페 등의 글을 보기도 합니다. 저는 퇴근 후나 휴일에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 시간 동안에 올라온 글들을 훑어보는 거죠. 


책은 주로 전자책을 보고 있습니다. 휴대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크레마 s도 있고, 회사 내 제 사무실에 샘 7.8+와 샘 10+도 있거든요. 셋 중에서 손이 가는 대로 보고 있어요. 종이책은 주로 집에서 보고요.


그리고 점심시간도 1시간 반 정도 되어서 30분 정도는 식사 및 휴식시간으로 하고, 1시간 정도 또 마찬가지로 책을 읽거나 온라인 활동을 합니다.


퇴근 후에는 저녁 식사 후 또는 자기 전에 또 1시간 정도 책을 읽고 있어요. 잠은 보통 밤 10시~11시 정도, 아이를 재우면서 같이 잠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일찍 일어나다 보니 피곤해서 밤에 늦게까지 책을 읽지는 못해요. 읽어보려고 애써봐야 졸음을 이길 수도 없고, 별 의미가 없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하면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의 독서시간을 확보할 수는 있는 거죠. 




아이에게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저녁이나 주말에 가족이 같이 책을 읽는 시간도 가지고 있는데요, 식탁에 같이 앉아서 각자 책을 읽는 시간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잔소리처럼 '책 읽어라'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먼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주말이나 휴일에도 아침시간을 이용합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휴일에도 평소와 비슷하게 5~6시 정도에 일어나는데요, 좀 피곤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는 것보다는 책을 읽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의 평균 수면시간은 대략 6시간 정도인데 그렇게 적응이 되니 그냥저냥 지낼만합니다. ^^;;


제가 집에서 있는 시간엔 거의 책을 읽다 보니 가끔은 가족들에게서 '책만 읽는다'는 얘기도 듣지만 사실 집안일이나 해야 할 일들은 알아서 잘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책 읽을 때는 그렇게 간섭을 받지는 않는 편이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버스로 출퇴근을 해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TTS나 오더블로 책을 듣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읽는 것이 익숙해서 그런지 듣는 것은 그렇게 집중이 되지 않는 편이었고, 여차하면 놓치기 십상이었어요. 그러면 그 부분은 다시 책 찾아보고 그랬더랬죠. 그렇게 한 달에 두 세권 정도의 책을 더 읽을 수 (들을 수) 있긴 하지만 그걸 읽었다고 할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어요...


지금은 자가운전을 하기 때문에 TTS나 음성으로 된 책을 듣지는 않습니다. 운전할 때는 운전에 집중해야 하니까요. 대신 라디오를 듣습니다. 여전히 라디오를 좋아하는 라디오 세대... 집에서도 늘 라디오를 틀어놓거나 음악을 틀어놓고 있죠. ^^;;


그 외에도 지하철이나 기차 등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에도 전자책을 읽습니다. 가방 안에는 늘 이북리더가 들어 있으니 언제든 시간만 되면 책을 읽으려고 해요. 


사실 저의 이러한 상황이 일반적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비교적 일정하면서도 탄력적인 근무여건이라 제 업무를 제가 알아서 하는 편이라 가능한 점도 있고, 회사 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터치를 덜 받는 편이기도 해서 더 자유롭기도 하죠. 출근을 일찍 하는 것은 제가 원해서 그런 것이고요. 대신 야근은 좀 많은 편입니다. 야근 때도 짬짬이 책을 읽기는 합니다만 그건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저는 원래 취미생활이 많았습니다. 다른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을 때는 오히려 독서는 더 뒷전이기도 했었죠. 하지만 결혼 후에 아이가 태어나고 주로 집과 직장을 오가는 패턴이 되다 보니 그나마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취미(?)인 독서에 더 주력하게 된 것 같아요. 원래 책을 좋아하기는 했지만요.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세상엔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고 매일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독서는 즐겁게, 하지만 부담을 갖지는 말자


누차 강조하는 얘기지만 독서가 최고는 아닙니다. 세상에는 재밌는 것들이 많고, 그중에서 독서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것이 다른 것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재미가 있거나 혹은 목적이 있는 것이죠. 그러니 책을 읽는다고 내세울 것도, 안 읽는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것이 조금 안타까운 마음은 들지만 그냥 개인적인 생각으로 넣어두죠)


그리고 모두가 동일하게 독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많고 정말로 시간이 없다면 독서는 사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기보다는 읽고 싶었던 책 한 권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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