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닉스에서 새로 출시된 13.3인치 이북리더인 북스 탭 X (Boox Tab X)를 구매하여 수령 후 며칠 동안 사용해 보았다. 이 제품은 현재까지 나온 이북리더 중에서 가장 스펙이 좋고 화면도 크지만 가격대도 높은 편이다. 그래서 단순한 호기심으로 구매하기에는 주저되는 제품.
기기의 스펙은 다음과 같다.
구매는 오닉스 정식수입사인 이노스페이스원을 통해서 했는데, 이노스페이스원에서는 오닉스 기기를 국내에 정식 출시하거나 혹은 해외구매대행을 하고 있다.
이번 탭 X 판매는 오닉스 측의 물량 부족으로 인해 판매를 시작한 지 4일도 안 돼서 품절 처리가 되었고, 빠르게 주문한 사람들만 주문이 가능했다. 재입고는 2월 말 또는 3월 초 정도에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해외구매였지만 이노스페이스원 측의 빠른 업무처리로 주말을 제외하고 4일 만에 제품을 받을 수 있었으니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통관할 때 관세가 부과되었는데 구매금액에 관세가 이미 포함되어 있어서 업체에서 관세도 대납해 주었다. 관세는 약 8만 5천 원 정도 나왔다.
정품 커버케이스가 포함된 패키지라서 본체와 케이스 상자가 각각 들어 있다.
본체 박스를 열고 기기를 꺼내면 펜과 케이블이 들어 있는 박스 (왼쪽)와 여러 안내문이 들어 있는 박스가 있다. 스타일러스펜은 (명칭은 잊어버렸지만) 지우개 기능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존에 노바 2에서 사용하던 펜보다 훨씬 고급스럽다.
기기의 크기는 생각한 대로이긴 한데 두께가 생각보다 얇았다. 크기가 커서 더 얇게 느껴진 듯하고, 무게도 생각보다는 가벼웠다.
케이스는 접이식으로 되어 있어서 가로모드로 세워서 볼 수 있어서 유용했다. 전반적인 재질은 약간 말랑한 느낌이지만 크기가 커서인지 다소 흐물거리는 느낌도 있었다.
본체를 케이스에 결합할 때 꽉 끼어서 잘 안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주의가 필요하겠다. 커버에는 자석이 달려 있어서 오토 슬립/웨이크업이 가능하다.
아직 세팅하기 전인 최초의 화면은 이렇다. UI가 기존에 쓰던 노바 2와 좀 다르긴 한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 다만, 오닉스 기기나 범용기가 처음인 사용자는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듯하다.
일단 화면의 아이콘들을 좀 정리하고, 각 서점사의 앱들을 설치했다. 기존에는 eink용 뷰어들을 설치했었지만, 탭 X는 기기 성능도 어느 정도 괜찮은 편이고, 화면 전환도 빠른 편이라 구글 스토어에서 바로 설치해도 괜찮다. 이북리더앱들을 좀 더 편하게 설치하고 관리하고 싶다면 '모두의 이북'이라는 앱을 설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 밖에도 자료 공유 및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구글 드라이브, 원드라이브, 에버노트를 설치했고, 웹브라우저는 네이버 웨일을 설치했다. 또한 북스드롭 사용 및 오닉스 기기와의 동기화를 위해 오닉스 계정을 설정했다. 노바 2를 쓰면서도 안 했던 건데 아무래도 오닉스 기기가 두 대가 되니까 하는 것이 나았다. 이렇게 동기화를 해두면 탭 X의 서재, 노트를 그대로 노바 2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앱들을 설치한 후에는 반드시 앱별로 최적화를 해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DPI 설정인데, 앱들은 대체로 350 DPI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탭 X의 해상도인 207 DPI로 설정해 줘야 제대로 된 화면을 볼 수가 있다. 그 밖에 새로고침 모드, 음영 등을 설정해 주면 되는데 이는 각자의 성향에 맞추면 될 것 같다.
여담으로, 화면 캡처를 하게 되면 다음과 같이 컬러로 된다. (당연히 원래는 다 컬러로 처리되는 것을 화면만 흑백으로 나오는 거니까) 그리고 이미지의 크기는 화면의 해상도와 동일한 2200x1650 픽셀이다. Full HD 화면의 해상도가 1920x1080 픽셀이니 비교해 보면 그리 낮은 해상도는 아니라는 점.
새로고침 모드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를 지원한다. 특이한 점은 모드의 이름이 기존과는 달라진 것인데 이는 탭 울트라(10.3인치 기기)에서부터 적용된 듯하다. 새로고침 전용 GPU가 내장되어 있어서 화면전환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잔상을 줄이는 목적이다.
이전에는 주로 리갈 모드를 사용했었기에 리갈 모드로도 사용해 봤는데, 일반적인 사용에는 HD 모드가 가장 적당했다. 화면 전환도 빠른 편이고 잔상이 약간 있긴 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각 서점사별로 전자책을 열어보았다. 먼저 YES24에서 구매한 책. 가로모드에서 양면보기가 가능한데, YES24의 ebook 앱은 좌우 및 상단 여백을 주는 것이 제대로 설정이 되지 않았다. 좀 빡빡해 보이지만 볼 수는 있다. 그런데 eink앱은 가로모드에서 양면보기를 지원하지 않고, 예전에 크레마 엑스퍼트에서 추출한 myYES 앱은 가능하다고 한다.
207 DPI 이긴 하지만 300 DPI와 비슷할 정도로 상당히 매끄러운 화면과 폰트를 보여주었다. 작은 글씨도 무리 없이 볼 수 있을 정도다.
다음은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도 일반앱을 설치한 건데 내 서재로 들어가는 방법이 조금 불편하다. 하지만 책을 바로 검색해서 다운로드하여 읽을 수 있기에 그런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을 듯하다.
킨들에서도 양면보기가 가능하다. 아마존의 전자책은 주로 킨들 보이지로 읽었지만, 탭 X로도 자주 읽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영한사전도 설치해 두었다. (영한사전 설치방법은 조금 복잡하다)
하지만 대화면은 아무래도 만화책을 보는데 최적이다. 양면으로 봐도, 저 한 페이지가 거진 10인치급 이북리더의 화면크기니까 대사가 작아서 안 보일 일은 없다. 게다가 오닉스 북스 정품 리모컨을 사용하면 넘기기뿐만 아니라 리프레시, 음영조절 설정, 캡처 (캡처 방지된 앱은 안 됨)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서 추천한다.
만화책을 양면으로 봐야 하는 이유. 저렇게 두 페이지가 이어져서 하나의 장면이 되는 연출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종이로 된 만화책을 볼 경우에는 당연한 것이지만, 화면이 작아서 한 페이지씩 보게 되면 느낄 수 없다.
내가 탭 X를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논문을 좀 더 열심히 보기 위해서다. 논문을 읽고, 쓰고, 교정하고, 때론 다른 논문들의 리뷰를 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아무래도 화면 크기가 A4 종이 크기와 비슷하다 보니 (사실 좀 작긴 하지만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종이로 출력해서 보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PDF 기본뷰어는 오닉스 기기에 내장된 NeoReader 3.0을 이용하는데 자동 크롭 기능도 있고, 그럭저럭 쓸만했다. 논문 볼 때 거창한 기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어서. 또한 펜의 활용도가 좋아서 펜으로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필기는 딜레이 없이 내가 쓰는 대로 그대로 따라왔다. 거진 갤럭시탭 정도의 수준. 다만, 흑백이라는 점은 아쉽다.
그리고 확실히 눈은 덜 피곤하다. 프런트라이트를 좀 줄이고 (원래 낮게 해서 보는 편이지만), 외부광원을 잘 이용하면 눈의 피로도는 줄어들 수 있을 듯하다.
PDF 이외에도 이미지, epub 에도 메모가 가능한데, 서점사에서 구매한 DRM이 있는 것은 안 된다. 저작권이 없는 문서들에 유용할 것 같다.
그러나 저렇게 문서를 노트북과 주고받고 하려면 좀 번거롭긴 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은 보고자 하는 논문을 노트북에 있는 구글 드라이브에 넣으면 구글 클라우드로 동기화되어 탭 X에서도 받을 수 있다. 이를 다운로드하여 네오리더에서 읽고, 다 읽은 논문은 필기를 포함하여 다시 구글드라이브로 공유하면 그대로 노트북에서도 볼 수 있고, 필요하면 필기를 포함하여 출력도 가능하다.
원노트나 에버노트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방법은 동일하기에, 어느 걸 써도 상관은 없을 듯하다. 또한 북스드롭에서는 동기화된 노트를 바로 볼 수는 있지만 서재에 있는 문서는 내용을 볼 수가 없었다. 또 파일 전송하는 방식은 유사하지만, 다른 클라우드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내 경우엔 갤럭시탭 S7을 사용하고 있고, 내장된 삼성노트를 주로 쓰기도 하는데 당연하지만 갤럭시탭과 오닉스 기기간 연동성은 기대할 수 없다. 정 필요하다면 각각 PDF로 만들어서 공유할 수는 있겠지만, 그냥 목적을 나누어서 사용하는 것이 낫겠다.
아직 사용기간이 짧기는 하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운 기기다. 배터리도 꽤 오래가는 편이었다. 잘 활용한다면 생산성이 높은 기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 13.3인치의 큰 화면, 기본적으로 선명하고 밝은 액정
2. 보급형 태블릿 정도의 성능이지만 현존하는 이북리더 중에서는 가장 좋은 스펙
3. 새로고침 전용 GPU 적용으로 새로고침이 좀 더 좋아짐 (심지어 게임이나 동영상 시청도 가능하다고 하나 그럴 정도는 아님)
4. 활용도가 높은 필기 기능. 지우개도 유용함
5. G센서가 달려 있어서 기기방향에 따라 자동으로 화면이 바뀜
6. 더 이상 다른 이북리더가 눈에 들어올 일이 없음
1. 높은 가격 (출시가격이 $879.99, 현재 환율로 110만 원 정도인데 거기에 관세와 배송비가 붙으니 가격이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
2. 기본 케이스로 세워둘 경우 가끔 접어둔 것이 풀리면서 기기가 뒤로 넘어지는 경우가 있음
3. 기본 케이스를 씌우면 전원버튼을 누르기가 어려움. 눌렸는지 안 눌렸는지 잘 모르겠고, 충전 시 LED도 가려져서 잘 안 보임
4. 대기화면으로 들어가지 않게 하는 설정이 없음. 대기시간은 최대 10분까지만 있음
5. 슬립화면용 이미지를 설정해놔도 자꾸 기본 이미지로 바뀌는 등의 소소한 문제가 있어서 펌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할 듯함
6. 기존에 루미 2에 있었던 홈버튼과 지문인식 기능이 없어짐
7. microSD 카드 슬롯이 없어서 용량 확장이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