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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Aug 18. 2023

독파 앰배서더에 탈락했다

문학동네에서 운영하는 독파에서 독파 앰배서더를 모집했다. 작년 하반기의 1기에 이어 올해 초 2기를 모집했고, 얼마 전에 3기를 모집했다.


독파 앰배서더는 독파에 참여하고, 참여 후기를 자신의 SNS 등에 남기는 방법으로 홍보를 한다. 독파 앰배서더들에게는 독파 선정 도서들이 무료로 (월 2권) 제공되고, 온/오프라인 미팅도 하는 듯하다.



1기 모집 때도 지원하고 싶었으나 당시에는 별다른 SNS 활동이 없었기에 신청을 못했다. 대신, 브런치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서 2기 때는 지원하리라 맘먹었다. 내가 책과 독서를 테마로 브런치 활동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2기 모집 때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그간 독파 활동을 열심히 해왔고, 브런치도 나름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좀 아쉬웠다.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3기 때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이제야 분명히 알겠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버들, 팔뤄나 구독자를 1000명 이상 가진 소위 인플루언서들이라는 것을. 독파에 열심히 참여했던 이력도, 책을 정말 좋아하고 독서 후기를 남기더라도 소용없다는 것을.


나처럼 혼자 끄적이고,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보다는 소통을 잘하는 사람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해는 된다. 어차피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니 확실한 홍보 효과가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겠지. 그리고 선정된 사람들은 역시 나처럼 책을 좋아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좀 더 적극적으로 나누는 사람들이겠지.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해도, 여전히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도 나는 왜 독파 앰배서더에 지원했던 걸까? 사실 나는 책이 무료로 받고 싶어서도 아니었고, 독파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책은 늘 넘칠 정도로 사고 있고, 독파도 거의 한계다 싶을 만큼 참여하고 있다. 틈틈이 독파 홍보도 해왔고. 다만, 나는 내가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남는다.


독파 앰배서더는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브런치는 더 열심히 할 것이다. 남이 인정해 주는 것보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 될 때까지 노력해 봐야겠다. 그리고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해봐야겠다.


현재 내 브런치는 57분께서 구독해주고 계신다. 아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내가 쓰는 글을 보고 구독할만하다고 생각해서 구독해 주시기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실 내 브런치에서는 사람들을 유인할만한 것도, 흥미를 느낄만한 것들도 많지는 않다. 그 말은 구독까지 하면서 볼만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겠지.


그래도 구독자가 한 명씩 추가될 때마다 기쁘기는 하다. 꾸준하게 늘어서 언젠가는 100명을 넘을 수도 있겠지만, 구독자수에 연연하지는 않으려 한다. 대신 매번 다짐하는 것이지만, 찾아주시는 분들에게는 실망을 드리진 말아야겠다.


p.s. 사실 독파가 무료가 아니라 유료 멤버십이자 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대부분 무료이용권을 이용할 것이라 그로 인한 수입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문학동네에서도 독파를 수익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홍보가 필요했을 것이고, 고정적으로 참여하는 이용자수를 늘릴 필요도 있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사 이외의 다른 출판사들을 끌어들여 대리 홍보로 수익을 낼 계획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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