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과 독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칼란드리아 Oct 06. 2023

책 추천은 어려운 일이다

내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 (지인들을 포함해서) 중에 책 추천을 해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 조금 난감하다. 상대방의 독서 취향을 알지도 못하고, 내가 대중적인 책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책은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나도 독서중독자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년에 보통 100~200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 장르도 다양하다. 깊이 파고드는 책이나 매니악한 책들도 있다. 그리고 정말 형편없는 책이 아니라면 그럭저럭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책들이 있기는 한데 이게 대중적인 인기와는 또 별개다. 실제로 베스트셀러인 책들 중에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책을 추천하는 조건은 여러 가지 일 것이다. 작가, 주제, 내용, 문체, 재미, 지식 등. 그러한 것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책은 찾기가 어렵다. 언뜻 떠오르지 않기에 나도 내 독서리스트를 훑어봐야 그나마 얘기를 해줄 만하다.


상대방 역시 독서를 좋아하고 웬만한 책을 다 읽을 수 있다면 그나마 괜찮다. 추천하는 사람이나 추천받는 사람이나 서로 부담이 없으니.


하지만 1년에 한 권 읽을까 말까 한 사람이라면, 자칫 나의 추천이 그 사람의 독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있다. 나중에 비난이나 원망을 듣고 싶진 않다. 대중성이 있는 책은 읽기는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닌지라 추천하고 싶진 않은 경우도 있고, 그러다 보니 정작 추천할만한 책이 별로 없다.


그런데 애초에 왜 나한테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 것일까? 일단 나를 통해 검증이 돼서? 하지만 내가 일반적인 사람을 대표할 수 없으므로 내가 읽고 좋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니 평소에 책을 잘 읽지 않으면서 독서중독자들에게 책 추천을 해달라고 하지는 말자. 그랬다가는 정말 황당한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라는 만화에는 이런 유명한(?) 장면이 있다. 다짜고짜 책을 추천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내 심정이 딱 이렇다. (이 장면은 2권에 나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