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창제 580주년 기념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 복간
한글 창제 580주년 기념으로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 해설집 복간본 세트를 판매한다는 광고 배너를 보고 마음이 동했다. 하지만 정가가 35만 원. 10% 할인을 받아도 315,000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었다. 그러나 4000부만 한정으로 판매한다는 얘기에 결국 구매했다.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에 텀블벅으로 펀딩으로 판매를 진행했었고, 성공적으로 펀딩이 완료된 바 있었다. 만약 그때 알았더라면 그걸 구입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제품 자체는 큰 차이는 없으니까.
교보문고에서 구매했고 당일배송으로 수령했다. 참고로 교보문고에서 구매하면 5% 포인트 적립이 되는데 다른 곳은 포인트 적립이 안 되는 듯하다. 서점사 이외에 오픈마켓에서도 판매하나 구매조건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택배 상자 안에 이렇게 별도의 카톤박스가 들어 있었고, 비닐로 다시 밀봉되어 택배상자 바닥에 붙어 있었다. 교보문고의 일반적인 택배 방식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카톤박스도 고급스러워 보여서 이대로 보관하면 되겠다.
카톤박스 안에는 또 보관 상자가 하나 더 들어 있었다.
보관상자 커버는 자석 부착식으로 되어 있다.
보관상자에서 책을 꺼내기 쉽게 보조끈도 있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해설집, 해례본, 언해본이 들어 있다. 둘 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간송본이다. 아직 다 안 봐서 모르겠지만 해례본이 언해본보다 두 배 가까이 두껍다.
제본방식은 둘 다 자루매기에 사침안정법(사침제본)이다. 원래는 해례본이 사침제본, 언해본이 오침제본이었다고 하는데 둘 다 사침제본으로 한 건 좀 아쉽다. 또한 사침제본은 중국방식이고 우리나라 전통방식은 오침제본이다. 아마 기계로 구멍을 뚫느라 둘 다 사침제본으로 한 것 같다. 이러한 제본방식은 꽤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방식이다. 자동화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해례본. 많이 본 서문이 적혀 있다.
원본에서 손상된 부분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이건 언해본이다. 그런데 어느 판본을 복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간송미술관에 언해본도 소장되어 있었던가?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기억이 나서 중세국어를 아직 대략이나마 읽을 수 있고 해석할 수 있었다. 해례본의 한자와 그것의 우리말 번역, 그리고 해설까지 같이 있어서 중세국어 공부하기 좋을 듯하다. 원문과 해설집을 같이 보면 더 좋을 것이다.
기대가 컸던 탓일 수도 있겠지만, 인쇄된 것이 그렇게 선명하진 못한 것 같은 점은 좀 아쉽다. 마치 벡터 방식의 텍스트가 아닌 비트맵 방식의 텍스트처럼 느껴졌다. 고화질로 스캔해서 인쇄했겠지만 이러한 방식의 한계일 수 있고, 바탕까지 다 인쇄하다 보니 콘트라스트를 높이는 것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종이는 특수 한지라고는 하는데 한지 느낌은 좀 덜하다. 그래도 최대한 그대로 재현하려고 한 것이 돋보인다.
해설집이다. 생각보다 꽤 알찬 내용으로 되어 있고, 일부 내용은 영문으로도 되어 있다.
또한 언해본 원문의 판독문과 해석문도 있는데 아쉽게도 이건 서강대본이라 복간본과는 좀 다르다. 다만 서강대본이 가장 오래된 것이기에 간송본(?)과 비교해 보는 의미는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이 복간본을 정가대로 구매하는 것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은 든다. 제작하는 노력과 문화재의 가치를 생각하면 그러한 비용이 터무니없지는 않겠지만 앞서 얘기한 대로 퀄리티가 기대보다는 좀 못한 듯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작 방식의 한계일까? 그래도 박물관 등에 복제된 제품들은 원본과 비슷한 느낌도 드는데 그 정도의 퀄리티를 기대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소장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세국어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더 그럴 것이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이 상품의 실물을 전시해 두었다고도 하는데, 구매가 망설여진다면 직접 실물을 확인한 후에 구매해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