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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Oct 19. 2023

'읽.걷.쓰'가 뭐야?

인천시교육청의 정책 프로젝트

올해 5월부터인가, 인천시 곳곳에서는 '읽.걷.쓰'라는 홍보물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에 설치된 광고용 모니터에서도 매일 광고가 나온다.



인천 이외의 거주자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이 명칭은 인천시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이자 정책 프로젝트이다. 이는 '읽기, 걷기, 쓰기'의 약칭인데 약칭으로 부르기에는 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인천시교육청에서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인천을 인문도시이자 작가들의 도시로 만들려는 목표를 세웠다. 읽는 것에서 더 나아가 쓰고, 무언가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까지 되는 것.


그러면서 아이슬란드를 예로 들었다. 인구 300만 명의 이 작은 나라에는 작가가 30만 명이라고 하는데 인구 열 명 중 한 명이 작가인 셈이다. 인천시 인구가 아이슬란드 인구와 비슷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같다.  그래서 인천에서도 인구의 1/10을 작가로 키워보겠다는 야심이지만 애초 무리한 목표가 아닐까 싶다.




인천시교육청 자체적으로도 시민 참여형 행사를 여러 곳에서 시행하고 있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 인근에서도 아래와 같이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관내 초중고 학교 및 공공도서관들을 통해 여러 가지 캠페인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마 그러한 기관별로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행사는 진행하고 있는 듯하다.



내 아이가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에서도 이와 관련한 행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몇 가지 미션을 주고 그러한 미션을 하면 상품을 주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이 캠페인의 그 취지에는 공감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까지, 읽고 걷고 쓰는 행위 자체가 이젠 특별한 것이 되어 버렸다. 학교에서는 수업이나 공부에 대한 것 이외에 나머지 것들은 사치가 되어 버린 듯하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 도서관 등에서는 이 캠페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는 듯하다. 애초 인천시교육청이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갑자기 추진하였고, 실무적인 일들을 학교와 도서관 등에 떠맡겼기 때문이다. 이 캠페인의 실행 계획부터 실행, 결과 보고까지 다 교사들과 사서들의 일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이 캠페인의 시작이 올해 중반부터다 보니 관련된 예산도 사전에 배정되지 못한 문제도 있었던 것 같다.


이 프로젝트가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고 이전부터 독서 관련 프로젝트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의 연장선 혹은 확장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무리한 추진이라는 비판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처럼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사람조차도 정작 이 프로젝트의 목표나 방향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회의적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 실질적인 효과가 있기보다는 보여주기식이고 홍보만 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 프로젝트가 올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현 교육감 체제에서는 지속이 될 것 같지만 아무쪼록 유명무실한 프로젝트가 되지는 말았으면 한다. 정말 이 캠페인지 추구하는 대로, 읽고 걷고 쓰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자연스럽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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