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전자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칼란드리아 Jan 25. 2024

전공책이나 논문을 이북리더로 볼 수 있을까?

아이패드에서 플렉슬의 예시이지만 본문의 내용과는 크게 연관은 없음.


이북리더에 대한 질문 중에 종종 나오는 것이 '전공책 볼 수 있는 이북리더 추천' 요청이다. 이해한다. 나도 대학원생 때 페이퍼리스를 한다고 윈도 XPTE 기반의 태블릿을 사용했었고, 잘 썼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대학생 혹은 시험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북리더로 전공책을 보기는 적합하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크기의 제약: 전공책을 보려면 적어도 세로모드에서 한 페이지 정도의 크기는 돼야 한다. 대략 10인치급 이상인데 그렇게 되면 가격이 많이 올라가게 된다. 두 페이지씩 또는 한 페이지를 크게 보려면 13인치급 이상이 돼야 한다.


2. 컬러 vs. 흑백: 대부분의 이북리더는 흑백이다. 전공서적의 경우 컬러로 된 도표나 그림이 많은데 특히 이공계의 경우에는 색상 구분이 필수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흑백 이북리더는 적합하지 않으며, 컬러 이북리더라도 해도 색표현력과 해상도가 떨어진다. 


3. 느린 반응 속도: 일반 반응속도가 느리다.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도 딜레이가 걸릴 수 있고, 펜을 쓰는 것은 정말 답답할 정도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빨리빨리 해당 부분을 찾아야 하고 필기가 필요한 전공책을 보기에는 더 어렵다.


4. 용량의 제약: microSD를 지원하는 기기도 있지만 용량 확장이 어려운 기기들이 대다수다. 전공책을 구매 후 스캔해서 보는 사용자들이 많은 듯한데, 이 경우 파일 용량이 커질 수 있으므로 저장 용량이 부족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5. 파손의 위험성: 이북리더는 액정 파손에 취약한데 휴대할 경우 그러한 파손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화면이 커질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전공책을 보거나 필기를 하려면 그냥 태블릿이 낫다. 안드로이드든 아이패드든 그건 사용자의 취향에 맡기고.


논문이라면 조금 낫겠다. 내 경우에도 탭 X로 PDF 논문을 자주 보는데 논문은 빨리 넘겨야 하는 일도 적고, 흑백이어도 크게 문제가 없으며 (물론 컬러면 더 좋긴 하다), 필기보다는 줄 치거나 표시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험해 보면 10인치급 이북리더에서 A4 사이즈의 PDF 논문을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글씨나 그림이 작아서 보기 어렵기는 하다. 네오리더에서는 자동클립 기능이 지원되지만 다른 앱에서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책을 보는데 이북리더를 고려하는 것은 눈의 피로도 때문일 것이다. 화면을 오랫동안 들여다봐야 하기에 그러한 피로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


눈의 피로도는 화면의 밝기와 블루라이트의 영향도 있지만 표시되는 내용물의 크기도 영향이 있기에 너무 작게 보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되는 듯하다. 가로 모드에서 반페이지씩 보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좀 더 불편하다. (그러나 이는 11인치 전후의 태블릿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지만 이북리더로는 안 되는 것일까? 안 될 것은 없겠다. 위에서 얘기한 문제점들을 전혀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말이다. 


대신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본다. 나는 탭 X에서 논문이나 PDF 문서를 읽을 때 이전에는 네오리더를 사용했다. 오닉스 기기의 기본뷰어인 이 앱은 그나마 다른 앱들보다는 더 나은 반응속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북리더 내에서의 상대적인 비교다. 태블릿과의 비교는 무리다.


현재는 플렉슬(flexcil)을 사용하고 있다. 플렉슬을 쓰는 이유는 동기화 때문이다. 플렉슬은 안드로이드 계열, 아이패드 계열에서 다 잘 돌아가기 때문에 자료 공유 측면에서 유리하다. 특히  동기화 기능이 있어서 기기에서 수정한 내용이 즉시 반영되어 다른 기기에서도 (약간의 시차를 두고) 적용 가능하다. 그래서 태블릿(갤탭 S9+와 아이패드 10세대)이북리더 (주로 탭 X나 노트 에어 3 C)에서 이용하고 있다.


플렉슬의 동기화는 완전 실시간은 아니지만 (자동으로 동기화가 되는 것 같진 않지만 동기화를 실시하면 빨리 진행되는 듯하다). 동기화는 구글드라이브의 폴더를 이용해서 이루어지므로 구글드라이브의 용량 관리가 중요하다. 또한 동기화 기능은 프리미엄에서 제공되는 기능이므로 무료 버전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여러 불편한 점에도 불구하고 이북리더로 전공책을 보고 싶다는 이러한 희망 혹은 욕심은 계속 얘기될 것 같다. 경험해보지 않아서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가능하다'와 '불편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다른 얘기다. 불편함이 많아지면 결국 효율이 떨어져 그 방법은 실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이북리더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직은 무리다. 이북리더 역시 태블릿 급으로 성능이 좋아지는 것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성능뿐만 아니라 가격도 문제다. 그러나 언젠가는 현재의 태블릿을 대체하게 되는 때도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ink 패널의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렵겠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